창업컨설팅 업체들은 외환위기 직후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자영업 창업 붐이 일었던 2000년대 초반 태동했다. 1999년 561만6천여명이던 자영업자는 2004년 611만명을 넘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해마다 약 100만이 새로 창업하고, 70~80만이 폐업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은 이들의 퇴직금이 창업컨설팅 업체들의 주춧돌이 된 셈이다. ‘랭키닷컴’의 사이트 순위표를 보면, ‘창업·프랜차이즈’ 업종에 243개의 사이트가 난립해 있다.
두번째 창업 붐은 세계 금융위기와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의 조기 은퇴가 겹쳤던 2010년 무렵에 있었다. 당시 창업의 특징은 기존 가게들을 프랜차이즈 점포로 바꾸는 것이었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유가 있던 베이비붐 세대들은 좀 더 안전하리란 판단으로 프랜차이즈를 택했다. 2013년 신규 창업자 10명 가운데 5명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창업했다. 덩달아 창업컨설팅 업체들도 기업화했다.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둔 대형 창업컨설팅 업체들이 이때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서울의 한 창업 컨설팅 업체 사무실에서 컨설턴트가 전화를 하고 있다. 벽에 붙어 있는 게시물은 매주 성공한 계약을 수수료 크기에 따라 4단계로 분류한 것이다. 사진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프랜차이즈 업체와 물밑 ‘인센티브’로 연결된 창업컨설턴트들은 예비 창업자를 프랜차이즈로 이끈다. 업체와 창업자 양쪽에서 수수료를 챙기는 이른바 ‘더블’ 계약으로 수익을 극대화한다. 정보 부족 상태에서 프랜차이즈 창업을 택한 이들은 높은 초기 창업비용을 감당하고도, 나만의 영업 노하우를 확보하지 못한 채 과당 경쟁을 벌이게 된다.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업종인 음식업의 경우 평균 생존 기간이 3.1년에 불과하다. 폐업도 쉽지 않다. 권리금으로 창업비용을 일부라도 회수하려면 다시 창업컨설턴트에게 의존해야 하는 악순환이다.
♣?H6s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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