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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MB 차명재산’ 말바꾼 이병모 석방 후 청계재단 근무 중

등록 2019-03-21 10:11수정 2019-03-21 17:07

법조계 “월급 주는 사람 말
거역하긴 쉽지 않겠지만…”

금고 이상 형 확정자 공익재단
‘임원 금지’ 현행법 위반 의혹도

청계재단 “이씨 그만둔 적 없다”
다스의 실소유주로 뇌물·횡령 등의 혐의를 받아 1심에서 징역 15년의 중형으로 수감 중 보석으로 풀려난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다스의 실소유주로 뇌물·횡령 등의 혐의를 받아 1심에서 징역 15년의 중형으로 수감 중 보석으로 풀려난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오랜 ‘금고지기’로 지난 20일 검찰 조사 때의 진술을 180도 바꿔 이 전 대통령을 두둔한 이병모씨가 지난해 7월 집행유예 형이 확정되고 석방된 뒤 <청계재단>에서 다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계재단> 관계자는 21일 오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 (사무)국장이 잠깐 자리를 비운 상태다”며 “청계재단을 그만둔 적이 없이 계속 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전날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검찰 조사 때 진술을 모두 뒤집었다가 검찰의 반대신문 및 재판부 직접신문 과정에선 다시 혐의를 인정하는 등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였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김백준 전 기획관은 2007년 하순경 김소남 전 의원으로부터 현금 2억원을 받아 영포빌딩으로 가 증인에게 전달했다고 한다”고 묻자 이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또 “김재정씨가 관리하는 재산이 모두 이 전 대통령의 재산이라는 의미로 ‘재산관리인’이라 생각한 적이 없고, 김재정씨로부터 그런 말을 들은 적도 없다”며 “김재정씨 재산의 실소유자가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했다. 이어 검찰에서 김재정씨의 재산이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라고 진술한 이유에 대해서는 “조사를 받다가 힘들다 보니 자포자기식으로 진술한 것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검사·재판부 신문에서 이씨는 “도곡동 땅 매각자금 등 차명재산 내역을 문건으로 정리해 지속적으로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관련 지침을 받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인정했다. 또 △2007∼08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으로부터 여러 번 현금을 받아 김재정씨에게 전달하고 영포빌딩 금고에 넣은 사실 △2007년 김백준과 함께 김소남 전 의원을 찾아간 사실 △비비케이(BBK) 특검 당시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이 김재정씨 것이라고 진술한 것은 이상득 전 의원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에서 허위로 진술하기로 해서 허위진술했던 것 등에 대해서도 인정하는 등 초반 발언과는 배치되게 진술했다.

이에 대해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월급 주는 사람에 반해서 진술하긴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의심스럽지만 이씨가 거짓말을 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람이 공익재단에 계속 근무하는 것은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익법인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5조)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는 공익재단의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청계재단>은 이 전 대통령이 자신의 부동산 등 재산 330여억원을 출연해 2009년 8월 설립한 장학과 복지사업을 위한 재단으로 ‘청계’는 이 전 대통령의 호다.

한편 앞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병모씨는 지난해 7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형을 선고받았고, 상소 없이 이 형은 확정됐다. 당시 재판부는 “이씨가 관여한 횡령 및 배임 금액이 적지 않고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증거를 인멸하기도 했다. 비난 가능성이 결코 적지 않다”면서도 “김재정·이명박 일가 지시를 이행하는 사람에 불과하고 범행으로 인해 얻은 개인적인 이익이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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