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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919 한겨레] 3·1 한 달…대형화·폭력화하는 시위

등록 2019-04-03 07:34수정 2019-04-03 07:44

만세 소식 l 1일 안성과 공주서 시위 이어져
농민 수천명 면사무소와 헌병 주재소 습격
일본 경찰에 두루마리 입혀 만세 부르게 해
1910년대 당시 전국 3대 장시로 꼽힌 안성 장날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1910년대 당시 전국 3대 장시로 꼽힌 안성 장날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편집자 주>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역사적인 해를 맞아 <한겨레>는 독자 여러분을 100년 전인 기미년(1919)의 오늘로 초대하려 합니다. 살아 숨 쉬는 독립운동가, 우리를 닮은 장삼이사들을 함께 만나고 오늘의 역사를 닮은 어제의 역사를 함께 써나가려 합니다. <한겨레>와 함께 기미년 1919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준비, 되셨습니까?

만세운동이 시작된 지 한달이 지나면서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인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경술년(1910) 국망 이후 억눌렸던 분노와 설움이 폭발한데다 총독부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이웃들이 스러져가자, 각지의 농민·노동자들은 만세를 넘어 돌과 곡괭이를 손에 들고 헌병주재소를 습격하고 있다.

1일 경기도 안성군 원곡면·양성면 합동시위에서는 면사무소와 경관주재소가 전소되었다. 습격은 충동적인 것이 아니었다. 1천여명의 행렬을 이끈 주민 몇이 시위대를 향해 연설하였다. “대한독립국이 생기면 일본의 야만적 식민정책을 수행하던 관청은 필요 없소.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의 앞잡이인 면사무소·주재소·우편소 등은 모두 때려 부숴야 하오. 그리고 양성읍내에 있는 일본인도 모두 쫓아버려야 하오.”

주재소를 습격한 안성군민들은 일본 경찰에게 조선 두루마기를 입혀 끌고 나와 독립만세를 부르게 하였다. 외부와 통화 연락을 막도록 우편소를 파괴하고 전신주 3개를 도끼로 찍어내었다. 착취의 근거가 되어온 면사무소의 호적원부를 모두 꺼내어 소각하고 사무소를 부쉈다. 같은 날 충남 공주 정안면에서도 농민 수백명이 행렬을 이루어 시위를 벌이다 주재소를 때려 부쉈다. 갑오년(1894)의 봉기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이다. 그러나 화약을 구하기 쉬운 광산 지역에서조차 폭탄을 사용하거나 총을 사용하였다는 소식은 아직 듣지 못하였다. 곡괭이와 삽으로 주재소를 때려 부수는 순간에도 우리의 목적은 일인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자유를 구하기 위함인 까닭이다.

△참고문헌

권보드래, <3월 1일의 밤>(돌베개·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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