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장관은 등산 마니아다. 대체로 토요일 홀로 산을 찾는다. 그와 인터뷰를 한 날은 월요일이었다. “엊그제도 다녀왔느냐”고 묻자 “지난 토요일엔 산불 현장점검을 가야 했기에 일요일에 등산했다”고 답했다. 지난달 30일엔 남양주의 서리산을 복지부 국장급 간부들과 함께 올랐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그가 등장한 건 예상을 비껴간 인사였다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문 대통령과 꽤 오랜 인연이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선거 조직 중 하나인 복지국가위원회의 일원이었고, 문 후보의 낙선 이후 2017년 당선될 때까지 정책과외를 맡았던 물밑 정책두뇌그룹 격인 ‘심천회’의 핵심 구성원이었다. 현 정부 국가비전인 ‘혁신적 포용국가’의 원조 격인 ‘포용국가’를 가장 먼저 주창한 이른바 ‘포용국가연구회’ 멤버이기도 했다.
1956년 경남 함안에서 출생해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빈곤과 소득분배 등 복지정책 전반을 폭넓게 연구했다. 부드러운 성품이어서 때로는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를 잘 아는 한 원로 인사는 “외유내강형의 원칙주의자”라고 평했다. <한겨레> 인터뷰에서 그는 “모처럼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공무원들이 준비한 두꺼운 답변자료를 단 한차례도 들추어 보지 않고 솔직하면서도 거침없이 답변을 했다.
이창곤 논설위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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