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법정 구속 77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 17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의왕/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법정 구속된 지 77일 만에 풀려난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17일 “1심에서 뒤집힌 진실을 항소심에서 반드시 바로잡을 수 있도록, 남아 있는 법적 절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면서 이렇게 말했다. 오후 5시께 양복 차림으로 구치소 정문을 걸어나온 김 지사는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꼭 증명하도록 하겠다”면서 “믿고 응원해준 경남도민들과 지지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이유에서든 경남 도정에 공백을 초래한 데 대해 도민들께 진심으로 송구하고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어려운 경남을 위해 도정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정과 함께 항소심 준비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보석을 허가해준 재판부께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짧게 소감을 말한 김 지사는 대기 중이던 흰색 카니발 차량에 탑승해 경남도청 관계자들과 함께 구치소를 빠져 나갔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경남 창원시의 ‘주거지’에만 머물러야만 하며, 주거지를 바꿀 필요가 있을 때는 법원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등의 조건으로 김 지사의 보석을 허가했다. 김 지사의 석방은 1심 선고로 법정 구속된 지난 1월30일 이후 77일 만이다.
이날 김 지사의 보석 허가 소식을 듣고 서울구치소를 찾은 지지자 30여명은 ‘김경수 응원해요’, ‘완전히 새로운 경남’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김 지사의 석방을 반겼다. 준비해온 꽃을 전달한 이도 있었다. 반면 보수성향 시민 20여명도 구치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 지사 석방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경찰 경비병력 500여명이 주변에 배치됐지만,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박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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