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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919 한겨레] 선교사들, 참상 고발 앞장

등록 2019-04-19 07:25수정 2019-04-19 07:30

캐나다인 스코필드·미국인 언더우드
제암리 학살 현장 사진으로 담고
주민 증언 토대로 「잔학행위 보고서」
프랭크 스코필드. <한겨레> 자료사진
프랭크 스코필드. <한겨레> 자료사진

<편집자 주>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역사적인 해를 맞아 <한겨레>는 독자 여러분을 100년 전인 기미년(1919)의 오늘로 초대하려 합니다. 살아 숨 쉬는 독립운동가, 우리를 닮은 장삼이사들을 함께 만나고 오늘의 역사를 닮은 어제의 역사를 함께 써나가려 합니다. <한겨레>와 함께 기미년 1919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준비, 되셨습니까?

외국인 선교사들의 활약이 아니었던들 경기도 수원의 제암리 학살 만행은 세상에 알려질 수 없었을 것이다. 선교사들은 풍문으로만 떠돌던 참상을 직접 확인하여 전세계에 폭로하였다. 영국계 캐나다인으로 수의학 교수이기도 한 석호필(30·본명 프랭크 스코필드)씨와 연희전문학교 설립자인 미국인 원두우(60·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씨가 그 주인공이다.

사연인즉 석호필씨 등은 제암리에 인근 부락인 수촌리에서 4월 초순 벌어진 일제의 조선인 학살 사건을 전하여 듣고 이를 확인하려 17일 수촌리로 향하던 길목에서 우연히 제암리의 참상을 확인하게 되었다고 한다. 석호필씨는 현장에서 그 생생한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두려움에 잠겨 증언을 거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여 구체적인 증언들을 끌어냈다. 그는 이 내용을 바탕으로 ‘수원에서의 잔학 행위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미국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 <한겨레> 자료사진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 <한겨레> 자료사진
이들 두 사람만이 아니다. 조선에 거주하고 있는 여러 나라의 선교사들은 일제의 엄격한 검열을 피하여 만세운동 이후 벌어진 일본 당국의 끔찍한 폭력을 본국에 전신과 편지 등으로 보고하였다. 외국인 선교사들을 배후 조력자로 판단한 일제의 기독교를 향한 적대적 태도가 이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폭력을 막거나 조선인을 숨겨준 선교사들이 일경에 체포되거나 압수수색당하는 일이 다반사였고, 거리에서 조선인들처럼 두들겨 맞은 영국인 목사도 있다.

이를 지켜보며 일본에 우호적이거나 협조적이었던 서구인들조차 일본의 조선 식민통치에 의구심을 품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선교활동을 벌이고 있는 미국인 알베르투스 피터스(50) 목사는 다음과 같이 일본 국민의 자성을 촉구하였다. “나는 일본의 여론이 이러한 모욕적인 행위에 대해 비판을 할 만큼 일본인들에겐 도덕적 용기와 양심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지난 몇달 동안 사태를 예의 주시했었으나 모두 헛일이었다. 총독에게 책임을 묻는 것으로 끝날 수 있겠는가. 일본의 전 국민은 도덕적인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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