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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는 서울과 평양을 잇는 다리가 될 수 있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서울시와 <한겨레>가 공동 주최하는 ‘서울-평양 미래 포럼’이 22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정재승 교수는 ‘스마트시티 서울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의 첫 발표를 맡았습니다. 정 교수는 현재 세종 스마트시티 총괄책임자를 맡고 있습니다.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 경제학과 교수는 “20세기 문명은 도시의 승리다”라고 말했습니다. 밀집된 인구 덕에 창조적인 역량을 나눌 수 있는 도시라는 공간을 통해 20세기 문명은 급격히 발전했다는 것입니다. 이 현상을 ‘다윈의 역설’이라고 부릅니다. 산호초는 지구 표면의 0.1%만 차지하고 있지만 해양생물의 1/4이 산호초에 살고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생물들이 몰려들어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재승 교수는 20세기형 도시 모델은 한계에 달했다며 도시 자체를 근본적으로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신은 자연을 창조했고 인간은 도시를 창조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도시는 훌륭한 발명품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많이 고쳐 써야 할 발명품이기도 합니다. 도시 내 부작용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빈곤 퇴치, 기아 종식, 건강과 웰빙 등 UN이 제시하는 지속가능성 발전목표에 비춰볼 때 20세기형 도시의 지속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정 교수의 진단입니다. 정 교수는 직장인 평균 출퇴근 시간이 1시간40분에 달하는 현상을 에너지 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들었습니다. 높은 범죄율과 양극화, 일과 삶의 불균형도 낳습니다. 도시 면적은 지구의 2%에 불과하지만 교통과 에너지, 안전 등 대부분의 문제를 도시가 유발하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대도시 시민은 더 이상 행복하지 않습니다. 실제 미국에서 제일 불행한 도시는 부가 가장 많이 집중된 뉴욕시입니다. 정 교수는 20세기형 도시에서는 인구가 늘어날수록 불행 또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절대 다수의 인구가 사는 도시를 ‘스마트시티’ 형태로 바꿔 시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시민의 행복을 증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스마트시티는 4차산업혁명을 통해 가능하다는 게 정 교수의 구상입니다.
“4차산업혁명은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디지털화하는 걸 뜻합니다. 도시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을 온라인으로 옮겨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시민들에게 맞춤형 예측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는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사업을 위해 부산 에코델타시티와 세종 5-1 생활권에 각 사무소를 열었습니다. 정 교수는 “현재 이 지역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스마티시티에 맞게 인프라부터 새로 설치하려 합니다. 이런 경험이 북한에도 적용 가능하리라고 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에 바로 스마트시티 개념을 적용하기에는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고도 밝혔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의 도시가 한국의 도시처럼 발전되지 않아 20세기형 도시의 문제점 자체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먼저 북한 도시의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따져봐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라는 겁니다.
“그럼에도 스마트시티는 서울과 평양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북한을 스마트시티의 시험 무대로 사용해 경제협력의 도구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관련 규제가 적고 정부의 힘이 강한 북한이 스마트시티로 단번 도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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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정재승 교수 제공 자료
정재승 교수 제공 자료
정재승 교수 제공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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