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3월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2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승리가 횡령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수사대는 2일 “이날 오전 10시부터 승리를 소환해 버닝썬 자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승리와 유아무개 유리홀딩스 대표는 버닝썬과 또 다른 주점 몽키뮤지엄 사이에 계약을 맺고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지출한 것으로 속여 버닝썬 자금 2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써 경찰이 ‘버닝썬 사건’을 통해 횡령 혐의로 입건한 이는 승리와 유 대표, 전원산업 최아무개 대표와 대만인 투자자 ‘린사모’의 가이드 안아무개씨, 이전배 전원산업 회장 등 모두 5명이다. 안씨는 지인을 버닝썬 엠디(MD)로 허위등록한 뒤 버닝썬에서 지인 명의 통장 5개로 직원 임금을 지급한 것처럼 꾸며 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전원산업과 유리홀딩스 등이 버닝썬 운영 수익금을 횡령한 금액은 모두 합쳐 20억여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015년 12월 승리가 일본인 투자자를 초대한 크리스마스 파티 때 일본인 회장 일행들이 성매수를 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2015년 12월 승리와 유 대표가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고 일본인 사업가를 초대했으며 유 대표 등은 이 자리에 성 접대를 위해 유흥업소 종사자 여성 10여명을 불렀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일본인 회장의 일행 중 일부가 성을 매수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다만 일본인 회장은 당시 부부가 함께 입국한 사실이 확인됐고 성매매 여성 등의 진술을 확인해본 결과 일본인 회장의 성매수 사실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승리와 유 대표가 일본인 투자자들을 위해 마련한 2015년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성매매하거나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여성 17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일본인 일행을 위해 성매매 여성을 부르고 그 대금을 알선책 계좌로 송금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승리는 당시 성매매 알선 의혹과 관련해 대체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승리가 일본인 일행의 숙박비를 와이지(YG) 엔터테인먼트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와이지 엔터테인먼트의 재무 책임자를 불러 조사했고, 와이지에서 제출한 자료를 확인한 결과 승리와 와이지 쪽과의 계약 내용에 따라 (와이지 엔터테인먼트의 법인카드는) 개인 용도 지출이 가능하고 한도 초과한 개인 사용분에 대해 수익배분금과 상계 처리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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