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캐스팅을 미끼로 아역배우 지망생 부모들에게 돈을 뜯어낸 연예기획사 대표 ㄱ(48)씨 일당이 운영하던 매니지먼트사에 걸린 아역배우들의 프로필 사진. 서울 방배경찰서 제공
드라마와 광고 등에 출연시켜주겠다며 아역배우 지망생들의 부모를 상대로 모두 5억원의 돈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아역배우 전문 기획사라고 홍보하며 아역배우 지망생 15명의 부모들로부터 소속사 등록비와 연기 교습비 명목으로 5억원 상당을 가로챈 연예기획사 대표 ㄱ(48)씨와 그의 전 부인 ㄴ(48)씨를 사기 혐의 기소 의견으로 지난달 17일 검찰에 넘겼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자신들이 운영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가전속 계약을 체결하면 아이들을 영화와 드라마, 광고 등에 출연시켜주겠다고 부모들을 속여 적게는 약 300만원부터 많게는 7000여만원에 이르는 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의 설명을 보면, 이들은 아역배우 지망생의 프로필 등을 구해 ‘회사에서 진행하는 광고와 드라마에 자녀가 캐스팅됐으니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 부모들을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디션 이후에는 ‘연기력이 부족하다’ 등의 이유를 들어 1~2년의 가전속계약을 맺도록 유도했고, 연기 교습비를 내도록 요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09년 도입한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를 보면, “매니지먼트사는 소속 연예인의 연예활동에 필요한 능력의 습득 및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에 소요되는 제반 비용을 원칙적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ㄱ씨 일당의 영업 방식은 불법에 해당한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역배우의 영화와 드라마, 광고 등 출연을 조건으로 고액의 연기수업료 등을 요구하는 경우는 전형적인 ‘학원형 매니지먼트사’의 불법 영업 형태인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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