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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인권위 “남성 한복 입은 여성에 고궁 입장료 받는 건 차별”

등록 2019-05-09 11:59수정 2019-05-09 13:41

“문화재청 가이드라인은 성별표현 이유로 불리한 대우”
문화재청 “올바른 한복 형태 훼손 우려” 답변
경복궁을 찾은 시민들이 근정문 앞을 지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경복궁을 찾은 시민들이 근정문 앞을 지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남성은 남성 한복, 여성은 여성 한복을 입은 경우에만 고궁 무료관람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생물학적 성별과 맞지 않는 복장을 한 사람이 고궁 무료관람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궁·능 한복착용자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을 개선하는 등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문화재청장에 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문화재청 경복궁 누리집 ‘한복착용자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을 보면, 전통·생활한복 모두 무료관람 대상에 포함된다는 내용과 함께 남성은 남성 한복 여성은 여성 한복 착용자만 무료관람 대상으로 인정한다고 되어 있다. 인권 변호사단체 회원 등으로 구성된 96명의 진정인은 “성별에 맞지 않은 한복을 입은 사람에게는 고궁 입장료를 받는 것은 성별표현 등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라며 지난해 1월 인권위에 집단 진정을 냈다. 앞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도 2017년 12월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별 이분법적인 문화재청의 한복착용자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겠다”며 “공동대리인단을 꾸려 법적 대응 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성별 정체성이란 자신이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로 생물학적 성별과 일치할 수도 있고,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복장, 머리 스타일 등 성별표현은 사회적으로 규정된 성 역할이나 개인의 성별정체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개인의 표현 자유 영역에 그치지 않는 차별사유”라고 봤다. 인권위는 따라서 “고궁 입장 시 생물학적 성별과 맞지 않는 한복을 착용해 입장료를 면제받지 못하는 것은 성별표현을 이유로 불리한 대우를 받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항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조건 등을 이유로 고용, 재화, 용역, 교통수단, 상업시설, 교육시설의 이용 등에 있어서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에 대해 “성별에 맞는 한복과 아닌 경우의 차이는 경복궁 입장료 3000원, 그 외 고궁 입장료 1000원에 불과하다”며 “고궁에 방문하는 자가 생물학적 성별에 부합하지 않는 한복을 착용할 경우 외국인 등 한복의 착용방식을 모르는 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고, 올바른 한복의 형태를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대중의 합리적인 판단 능력이 결여된 것을 전제로 한 막연한 가능성에 불과하고 △생물학적 성별에 부합하지 않는 한복 착용 사례로 인한 한복 형태의 훼손 피해가 당연히 예견된다고 보기 어려우며 △한복 착용방식에 대한 오인은 교육이나 설명을 통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재청의 주장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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