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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국에 남은 가족들 뉴스만 보며 발 동동…“벽 속에 갇힌 것 같다”

등록 2019-05-31 13:40수정 2019-05-31 19:10

여행객 가족들 43명 31일 새벽 1시부터 부다페스트로 이동
“뉴스 보고 현지 상황 접하는 중” “현지에 간 가족들 연락만 기다려”
29일(현지시간) 저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등 35명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했다. 피해자 가족이 31일 인천공항에서 현지로 가기 위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저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등 35명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했다. 피해자 가족이 31일 인천공항에서 현지로 가기 위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연합뉴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헝가리 이름 두너강) 유람선 침몰 사고를 당한 여행객의 가족들이 부다페스트 현지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남은 가족들은 이들의 연락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31일 <한겨레> 취재 결과, 한국에 남은 가족들 대부분은 정부나 여행사로부터 별다른 소식을 듣지 못한 채 현지 상황을 뉴스로만 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정아무개(64)씨의 남편 김아무개씨는 “아내가 친구 2명과 여행을 간 건데, 구조된 집(친구)과는 연락처를 몰라 연락을 못 해봤다. 그 집에서라도 우리 전화번호를 찾아서 안부라도 전해주면 좋겠다”며 “아주 답답하다. 벽 속에 갇힌 것 같다. 막막하고, 답답하고, 불쌍하고…”라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다른 가족들이 이미 부다페스트 현지로 갔다”며 “(현지 소식에 대해) 전혀 모른다. 뉴스만 보고 소식만 듣는 것뿐이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정씨와 함께 여행을 갔다 구조된 이아무개(66)씨의 아들 백아무개씨는 “아직 어머니랑 통화하지 못했다. 구조된 것만 알지 퇴원 여부는 확인이 안 됐다. 지금 아버지가 현지로 가고 계시는데 도착해봐야 상태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뉴스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날 새벽 1시께부터 여행객 가족 43명은 5개조로 나뉘어 현지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새벽 1시15분 비행기로 출발한 10명은 현지 시간으로 낮 12시55분(한국 시간 오후 7시55분) 부다페스트에 가장 먼저 도착할 예정이다. 참좋은여행은 여행사 직원 8명도 가족들과 함께 현지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설아무개(57)씨와 유아무개(62)씨의 조카 안아무개씨도 “지금 기사로만 현지 상황을 접하고 있다. 가족들이 떠나기 전 현지 상황이나 현지에서의 이동 계획 등을 미리 얘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지에 도착해야 상황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박아무개(57)씨의 시어머니 방아무개씨도 “가족들이 현지로 출발한 것 외에는 아는 것도, 말할 것도 없다”고 짧게 말했다.

한국에 남은 가족들의 충격도 계속되고 있다. 누나 정아무개(32)씨는 구조됐지만 남동생(28)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남매의 고모는 “(정씨의 아버지가) 지금 아파서 전화를 받을 상황이 아니다. 아직 조카가 경황이 없어 연락은 못 했다. 현지로 간 가족들이 연락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앞서 참좋은여행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본사 사고대책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날 회사에서 파견한 직원 14명이 현지시간 저녁 8시께 도착해 사고 현장을 10여분간 점검한 뒤 대사관으로 이동해 외교부 신속대응팀과 지역 대사관 주관 미팅에 합류했다”며 “대책회의 종료 뒤 외교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기관은 사고수습에 전념하고, 여행사는 가족을 돌보는 형태로 역할 분담을 했다”고 밝혔다. 여행사는 “파견 직원 14명 가운데 먼저 도착한 12명은 즉시 현장에 투입했으며 전날 새벽 1시께 여행객 가족 10명과 동행한 직원 2명은 고객들의 숙박 및 교통 지원 등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오연서 이주빈 기자, 도하/박윤경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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