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관광객들이 탄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부근에 31일 오전(현지시각) 사고 유람선을 인양할 크레인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두너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로 배에 탄 한국인 33명 가운데 19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인 가운데, 구조·수색 작업에 ‘다국적 구조대’들이 잇따라 합류하고 있다.
우선, 세르비아가 이미 수중 수색 경험이 풍부한 잠수부 14~15명을 투입해 강바닥과 강둑을 수색했다고 전해진다. 다뉴브강은 헝가리를 통과한 뒤 곧바로 세르비아로 물길이 이어진다. 이 때문에 다뉴브강의 지형지물에 익숙한 세르비아의 지원은 수색 활동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오스트리아 정부도 특수부대인 코브라 부대의 구조전문요원 10명을 부다페스트에 파견해 수색·구조 작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헝가리 내무부는 밝혔다. 다뉴브강의 상류 쪽에 있는 오스트리아는 헝가리의 왼쪽에 이웃한 나라다.
다뉴브강 하류 지역인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등도 손을 보탰다. 외교부는 31일 “우리 쪽의 요청에 따라 이들 국가들이 수십명의 수색 인력과 경비정 등을 투입해 수색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헝가리를 제외한 ‘다국적 구조대’만 모두 4개국에 이르는 셈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특히 루마니아에는 세르비아와의 국경 인근에 댐이 있어 이전에도 (다뉴브강에 빠진 이들이) 구조되거나 유해가 발견된 사례가 많았다”며 “루마니아 당국에 해당 지역에 대한 수색·구조 활동을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우리 대사관 직원을 현장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계속된 폭우로 다뉴브강의 수위가 높아지고 유속이 빨라져, 30일까지 유속이 시속 9~11㎞나 되고 수위도 5m를 넘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 사망자는 사고 뒤 2시간 만에 12㎞나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수색 범위를 국경을 넘어 하류 쪽으로 확대해야 하기 때문에 ‘다국적 구조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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