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속대응팀 대원들이 1일 오전(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부근에서 허블레아니 유람선 침몰사고 실종자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난달 29일 밤(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헝가리 이름 두너강)에서 침몰한 허블레아니호 탑승객 19명이 2일로 닷새째 ‘실종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3일 선체 내부 수색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지 기상 상태가 나아지고 수심이 낮아진 덕분인데 선체 인양 또한 이르면 6일 가능할 예정이다. 사고 현장에서 하류 쪽으로 14㎞ 떨어진 곳에서는 허블레아니호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유실물들이 발견됐다.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은 2일 오전 10시(한국시각 1일 오후 5시) 수색구조대 캠프가 차려진 머르기트섬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렇게 밝혔다.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송순근 수색구조대장(주헝가리대사관 국방무관)은 “잠수 시도를 했다가 중단했던 5월31일에 견줘 수심과 유속이 크게 나아지고 있어, 3일 아침 7시 헝가리 정부와 최종협의를 거쳐 다시 한번 선내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속대응팀은 지난 1일 수중드론을 투입해 침몰한 유람선의 실내 수색을 시도했지만 너무 빠른 유속 등으로 인해 실패했다. 사고 목격자들의 증언 등을 종합하면 사고 당시 유람선 갑판 위에 21명, 선체 내부에 10여명이 있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선체 내부 수색을 통한 실종자 수습에 기대를 걸었지만 기상 상황 때문에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이날 다뉴브강 수심은 7.6m로 전날 9.3m에서 크게 낮아졌다. 사고 현장 유속도 시속 4.3㎞로 떨어졌으며, 수온도 21.6도로 잠수에 적당한 수준으로 올랐다. 헝가리 물 관리 당국 관계자는 전날 “다뉴브강의 수위가 이번주 중반쯤엔 4m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당국은 향후 엿새간 수위에 영향을 미치는 비 소식도 없다고 덧붙였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주 중반께부터 실종자 수색이 진척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송 대장은 “헝가리 쪽은 수심이 많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돼 이르면 이번주 목요일 늦으면 일주일 뒤쯤 인양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체 인양에는 대형 크레인이 필요한데 다뉴브강 수위가 높으면 크레인이 교각에 부딪힐 우려가 커 수위가 내려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2일 실종자 수색은 수상 수색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송 대장은 “월요일 잠수에 대비해 25명 요원 가운데 18명이 바지선 위에서 (장비 세팅 등) 준비 작업을 시작하고, 나머지 병력은 헬기(2명)와 수상보트(5명)를 이용해서 수상 수색을 하게 된다”며 “다만 요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헝가리 쪽에서 여섯시간만 작업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과 헝가리 당국은 공동 수색에 나서 사고 지점으로부터 하류로 14㎞ 떨어진 곳에서 허블레아니호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짝이 맞지 않는 슬리퍼 두개와 배낭, 모자 등 유실물 6점을 발견했다. 헝가리 경찰은 일단 한국 관광객이 소지하고 있던 물품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지만, 모자에서 머리카락이 발견돼 디엔에이(DNA) 감식이 이뤄질 예정이다. 헝가리 쪽에서는 대테러총장이 월요일 오후 두시에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다뉴브강에서 유해가 발견될 경우에 즉각 신고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부다페스트/박윤경 기자,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