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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헝가리 시민들, 3일 다뉴브강서 추모곡 ‘아리랑’ 부른다

등록 2019-06-02 21:56수정 2019-06-02 22:04

한 시민이 페이스북서 ‘합창단의 밤’ 행사 제안
“아리랑은 한국의 상징”…340명 참석의사 밝혀
일부 헝가리 시민들이 3일 저녁 사고 인근 머르기트 다리 위해서 애도의 뜻을 전하기 위해 ‘아리랑’을 부르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일부 헝가리 시민들이 3일 저녁 사고 인근 머르기트 다리 위해서 애도의 뜻을 전하기 위해 ‘아리랑’을 부르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지난달 29일 밤(이하 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헝가리 이름 두너강)에서 발생한 허블레아니호 사고가 일어난 지 2일로 닷새째를 맞으며, 다뉴브 강변에는 사고 희생자를 기리고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촛불과 꽃다발, 편지 등이 쌓이고 있다. 일부 헝가리 시민들은 3일 저녁 사고 인근 머르기트 다리 위에서 애도의 뜻을 전하기 위해 ‘아리랑’을 부르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3일 저녁 7시께 머르기트 다리 위에서는 한국과 희생자 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기 위해 ‘아리랑’을 부르는 ‘합창단의 밤’ 추모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페이스북에서 이 행사를 제안한 이는 “‘아리랑’은 한국의 상징이다. 다리 양쪽에서 다리 한가운데로 걸어오며 ‘아리랑’을 3번 부르자”며, 한국어 발음을 로마자로 표기한 악보를 첨부했다. 페이스북에서 2일 오후 2시 현재 340여명이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1700명이 관심을 표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저녁에는 부다페스트 주헝가리 한국대사관 앞에서 헝가리 시민과 한국 교민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참사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촛불 추모행사가 열렸다. 헝가리인인 크리스티나 야카브(50)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안한 추모식에서 참가자들은 하얀색 꽃과 촛불 등을 들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날 추모제에 참석한 에디 스차이카(52)는 “슬프고 비극적인 일이다. 실종자들이 살아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다페스트시에서는 1일 오전부터 사고 현장 바로 위를 지나가는 머르기트 다리에 추모의 의미를 담아 검은 깃발을 내걸었다. 현지 주민들은 이토록 많은 양의 검은 깃발이 다리 위에서 펄럭이는 것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한편, 다뉴브 강둑을 따라 길게 이어진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촛불과 꽃들 사이에서는 실종자를 잘 아는 사람이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허블레아니호를 탔다가 실종된 누군가를 ‘언니’라고 부르는 편지다. “언니, 내가 언니한테 늘 받기만 하고 언니한테 아무것도 못 돌려줘서 미안해요”로 시작한 편지는 “우리 언니 추운 거 너무 싫어하는데 얼른 따뜻한 우리 품으로 와요. 언니 무사히만 돌아와주세요”라고 부탁했다. 이어 “언니가 좋아하는 맥주 가지고 왔어요. 일 끝나고 목말랐을 텐데 맥주 먹고 날도 좋으니깐 화이트와인으로 달려요”라며 “우리 언니 얼른 손님들이랑 함께 우리 품속으로 와주세요. 사랑해요 언니”라며 끝을 맺었다.

강변에는 부다페스트를 찾은 헝가리인이나 외국인들이 한국어사전을 찾아가며 적은 한글 편지들도 눈에 띄었다. “한국 어른신들께. 포기하지 말고 올라와주세요. 우리가 고통을 통째로 삼키며 기다리겠습니다.” 누군가는 삐뚤빼뚤한 한글로 간절한 바람을 담아 편지를 썼고, 그 옆에는 색연필로 태극기를 그려놓았다. ‘부다페스트 시민’이라며 영어로 자신을 소개한 한 편지는 “안타까운 마음을 전합니다”라는 말은 한글로 적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귀를 매단 한국식 추모 화환도 눈에 띄었다.

부다페스트/남은주 박윤경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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