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엿새째인 3일(현지시각) 오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수중 수색에 나선 한국 신속대응팀과 헝가리 재난대응팀이 시신수습 작업을 마치고 복귀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35명을 태우고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의 인양 작업이 이르면 6일(현지시각)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고 발생 여드레 만에 선체 인양에 착수하는 것이다.
한국 신속대응팀 송순근 수색구조대장(주헝가리대사관 국방무관)은 4일 오전 브리핑에서 “이르면 목요일 오후에 (인양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실제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상황에 변동이 생기면 인양 작업은 8일 또는 9일로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신속대응팀의 설명을 종합하면 6일 오전께 크레인이 사고 현장인
머르기트 다리 쪽에 도착하면 로프나 체인으로 허블레아니 선체를 감은 뒤 크레인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언털 바모시 헝가리 산업잠수사협회(IBOSZ) 회장은 현지 매체 <에이치브이지>(HVG)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방법이 불가능할 경우 엔진룸에 구멍을 뚫어 로프나 체인으로 선체를 관통하는 방식으로 고정해 들어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앞서 야노시 허이두 헝가리 대테러청장이 밝혔듯 “선체 가운데가 많이 훼손된 상태”이며 “(선체가 인양 과정에서) 두 동강 나지 않도록 보존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구체적인 인양 방법을 놓고 전문가들이 선체의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3톤짜리 허블레아니를 들어올리기 위해
대형 크레인 ‘클라크 아담’이 투입될 예정이다. 200톤까지 인양할 수 있는 이 크레인은 2013년 1월 다뉴브강에 침몰했던 오스트리아 화물선(SL 2537)의 선체를 끌어올리는 데도 이용됐다. 클라크 아담을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다뉴브강 수위가 4m 이하로 내려가야 하는데, 헝가리 언론은 8일께 수위가 3.9m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4일 오전 사고 현장의 수위는 7.6m, 유속은 5.6㎞/h로 측정됐다.
클라크 아담은 현재 사고지점에서 북쪽으로 137㎞ 떨어진 도시 코마롬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체 인양 시점이 확정되고 기상 여건도 호전됨에 따라 한국과 헝가리 구조팀은 선체 인양 전까지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기로 했다. 송 대장은 “어제까지 계획은 인양을 준비하기 위한 시험 잠수”였지만 “(현재는) 인양 작업 완료 전까지는 수중을 수색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3일 선체 인양을 위한 조사를 하려 수중 수색을 하던 중 허블레아니 선체 바깥쪽에서 발견된 주검이 한국인 실종자로 확인되면서 선체 안팎에 실종자 유해가 추가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선체 인양 과정에서 유해와 유품 등이 손상·유실될 가능성이 있어, 가급적 인양 전 수중 수색에 총력을 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전날과 마찬가지로 4일에도 잠수사들의 선체 진입은 허용되지 않았다. 여전히 시계가 확보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허이두 청장은 전날 “선체로 진입한다는 것 자체가 생명에 굉장히 많은 위험을 초래한다”며 “엄정하게 금지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지은 기자, 부다페스트/남은주 박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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