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허블레아니호 인양에 투입되는 대형 크레인 ‘클라크 아담’이 5일 오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을 따라 이동하다가 사고 현장에서 5.5㎞(30여분 거리) 떨어진 내닙시겟 지역에 정박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5일 밤(이하 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헝가리 이름 두너강) 유람선 침몰 사고에서 16번째 사망자가 발견됐다. 이르면 이날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허블레아니호 인양은 오는 9일로 잠정 연기됐다. 대형 크레인 ‘클라크 아담’이 다뉴브강의 높은 수위로 인해 사고 현장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송순근 수색구조대장(주헝가리대사관 국방무관)은 6일 “헝가리 쪽 잠수 요원들이 전날 선박 외부 상태를 확인했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오늘 시신 유실 방지를 위해 선박의 손상된 문과 창문에 그물망이나 발을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 동시에 인양 작업을 위한 와이어 설치 등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 대장은 이어 “헝가리 쪽에서는 사흘 정도 준비를 하면 9일 오후 정도에 인양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작업에 들어가면 와이어 결속 등에 3시간, 들어 올리는 데 1시간 등 인양에 4시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양 준비 과정에서 시신 유실 방지를 위해 허블레아니호 전체 창문에 설치할 그물망. 신속대응팀 제공.
신속대응팀의 설명을 보면, 클라크 아담은 현재 사고 현장에서 5㎞(30여분 거리) 떨어진 곳에 대기하고 있다. 다뉴브강 수심이 사고 장소의 경우 7.5m, 클라크 아담이 통과해야 하는 세체니 다리와 에르제베트 다리 사이 수심은 4.5m 정도여서 강의 수심이 더 낮아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송 대장은 “클라크 아담 선장은 다리를 통과할 수 있는 최소 수심을 4.2m로 얘기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수심이 낮아지지 않으면 플랜비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종자 수색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송 대장은 “이제까지는 헝가리 쪽에서 배를 타고 강 하류 남쪽으로 내려가 수색했는데, 오늘부터는 우리 쪽 대원들이 하류 100㎞ 지역으로 내려가서 지금까지 시신이 발견된 네 곳을 중심으로 상류로 올라오는 순서로 수색할 것”이라며 “수색을 위해 오는 8일 독일 민간단체에서 수색견 5마리를 데리고 와서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속대응팀은 이날 오후, 헝가리 수상경찰이 전날 밤 11시29분께 사고 현장에서 4㎞가량 떨어진 다뉴브강 ‘서버차그 다리’(자유의 다리) 인근에서 발견한 주검이 60대 한국인 남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허블레아니 침몰 사고로 공식 확인된 사망자는 16명으로 늘었고, 한국인 실종자는 10명(헝가리인 포함 12명)으로 줄었다. 생존자는 7명이다.
6일 오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주변에서 헝가리 수색대원들이 인양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편, 한국 정부는 허블레아니호를 뒤에서 추돌한 대형 크루즈 바이킹 시긴호의 우크라이나 국적 선장에 대해 강력한 조처를 해달라고 헝가리 정부에 요청했다. 이상진 신속대응팀 팀장은 “주헝가리 한국대사와 신속대응팀이 함께 헝가리 대검찰청을 방문해 가해 선장 국적이 우크라이나인데, 헝가리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범죄인 인도조항 없어 선장이 석방되면 다시 소환하기 힘든 상태라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며 “헝가리 검찰 쪽은 해당 재판에서 (우크라이나 선장의 조건부 보석을 받아들이지 말아 달라는) 검찰 쪽 주장이 법원에 수용될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부다페스트/박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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