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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인보사 ‘핵심 세포’ 처음부터 없었다?

등록 2019-06-06 19:05수정 2019-06-06 20:14

‘형질전환 연골세포’ 존재여부 검찰에 규명 요청
“2000년대 초반 개발 단계서부터 문제 있었을 듯
연구자료 제대로 없어 실수인지 고의인지 불명확”
판매허가가 취소된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
판매허가가 취소된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

검찰이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주성분이 바뀐 것을 알고도 숨긴 혐의 등으로 고발된 코오롱생명과학과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보사 개발에 활용된 핵심 세포가 실제로 존재했는지 검찰에 규명해달라고 요청했다. 만약 핵심 세포가 처음부터 없었다면, 코오롱생명과학이 이러한 사실을 고의적으로 은폐해왔는지도 밝혀져야 한다.

6일 식약처 관계자 말을 종합해보면,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2000년대 초반 인보사 개발 단계에서 주성분으로 허가받은 ‘형질전환 연골세포’를 제대로 만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 잘못 만들어진 세포를 배양해 인보사 임상시험 및 생산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인보사는 세포 성장을 돕는 성장촉진물질(TGF-β1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연골세포에 넣어 형질을 전환한 연골세포 사용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연골세포 대신 사용됐다는 ‘지피2-293(신장유래세포)'은 증식력이 매우 강해 인체에 주입하는 의약품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학계 상식이다.

지난 2005년 이관희 전 코오롱티슈진 대표를 비롯한 코오롱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성장촉진물질을 스스로 분비하는 형질전환 연골세포를 만들었고, 쥐 실험에서 연골 생성 효과를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나 2006년부터 진행된 인보사 임상시험 승인 및 2017년 시판 허가 과정에서 식약처가 형질전환 연골세포의 ‘실물’을 확인한 적은 없다. 최근 조사 과정에서 코오롱생명과학에 ‘형질전환 연골세포’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하라고 요구했으나, 회사가 내놓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처음부터 연골세포가 아닌 지피2-293 세포를 형질변환해 사용한 것인지, 실수로 형질전환 연골세포를 만들지 못한건지 가늠하기 어렵다. 이런 부분을 밝혀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성장촉진물질 유전자를 연골세포에 넣기 위해선 유전자를 운반해주는 바이러스가 필요하고, 이러한 바이러스를 만드는 데 지피2-293 세포를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지피2-293 세포가 섞여 들어가 형질전환 연골세포를 만들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긴 하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연구노트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고, 형질전환 연골세포를 어떻게 만드는지 등 자료도 보관돼 있지 않아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시민사회단체에서도 ‘형질전환 연골세포’가 애초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병수 성공회대 교수(건강과대안 운영위원)는 “검찰은 세포가 언제 바뀌었는지보단 처음부터 형질전환 연골세포가 존재했는지를 봐야 한다”며 “인보사 성분으로 사용된 지피2-293 세포가 어떤 종류인지 명확하지 않다. 바이러스 생산용인지, 형질전환된 세포인지, 아니면 정체불명의 세포인지를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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