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선 클라크 아담호가 7일 오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머르기트 다리 밑을 통과하여 사고현장에 도착해있다. 부다페스트/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를 인양할 대형 크레인선 ‘클라크 아담’호가 7일(현지시각) 오후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8시 다뉴브강 수위는 4.64m로 클라크 아담이 안전하게 다리를 통과할 수 있는 4.2m보다 높아 인양이 지연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예인선이 클라크 아담을 최대한 아치형의 머르기트 다리 한가운데(수면과 가장 간격이 큰) 부분을 통과하도록 이끌어 사고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만 현재 허블레아니호를 와이어로 감는 작업이 끝나지 않아 인양이 바로 시작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헝가리 쪽은 이날 오전 5시부터 선박을 와이어로 감는 작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흔들림 없이 배를 인양하기 위해 6가닥 와이어로 허블레아니호 4곳을 감아 크레인과 연결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날 오후까지 와이어를 감싸는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다. 허블레아니호가 바닥에 닿아 있기 때문에 와이어는 얇은 것(유도용 파이프)부터 넣어 반대쪽으로 빼낸 뒤 점점 굵은 부분을 밀어 넣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현재 와이어 4개의 유도용 파이프만 들어간 상태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와이어 작업에 시간이 걸려 오늘 안에 끝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헝가리 쪽이 전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클라크 아담호는 일러야 이튿날(8일) 밤에나 사고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송순근 수색구조대장(주헝가리대사관 국방무관)은 이날 오전 10시 “헝가리 쪽이 다리를 통과하는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있고, (최후의 수단으로) 클라크 아담호를 분리하는 방법까지도 고려한다”며 “크레인이 빠르면 토요일(8일) 저녁쯤, 늦으면 일요일 오전에 (사고 현장에) 들어오도록 최대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5시간가량 지난 뒤 외교부 관계자는 “클라크 아담호가 오후 2시20분에 출발해 2시55분에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클라크 아담호는 사고 현장에서 5.5㎞ 떨어진 곳에서 대기 중이었다.
송 대장은 이날 오후 3시35분께 열린 추가 브리핑에서 “(헝가리 쪽에서) 크레인이 아치형 다리의 정확한 꼭짓점을 통과하는 방법을 찾아내 빨리 머르기트 다리를 통과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송 대장은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어서 한국 쪽에 통보를 하지 않은 것 같다. (이날 크레인 이동은) 헝가리 대테러청에서 주도했는데 ‘안되면 되게 한다’라는 생각으로 일단 시도를 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확한 인양 시점과 관련해서는 “(클라크 아담이 일찍 오긴 했지만) 고리를 연결하는 등의 작업을 하는데 하루가 걸릴 지 늦어져서 3일이 걸릴 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목표는 일요일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신속대응팀은 과거 실종자가 발견된 지역을 중심으로 드론을 띄워 남은 실종자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또 사고 희생자 일부는 이날 화장 등 장례절차에 들어갔다. 7일 오전 현재, 실종자 21명 가운데 12명(한국인 11명, 헝가리인 1명) 주검이 수습돼 실종자는 9명(한국인 8명, 헝가리인 1명)이다.
부다페스트/박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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