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 호스피스 병동에서 음악치료사가 말기암 환자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인천/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말기암 환자 등이 자신의 집에서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팀이 가정을 방문해 제공하는 가정형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가 내년부터 정식으로 도입된다. 호스피스·완화의료란, 생명을 위협받는 질환을 지닌 환자의 통증 등 힘든 증상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환자와 가족의 심리·사회적 고통을 경감시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이다.
24일 보건복지부는 ‘제1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19∼2023년)’을 통해 호스피스 전문병동에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입원형’ 외에, 현재 건강보험 수가 시범사업 중인 가정형·자문형(일반병동이나 외래, 응급실 환자와 가족에게 자문)·소아청소년형 서비스를 향후 5년간 확대한다고 밝혔다. 2018년 기준, 가정형 호스피스를 제공하는 전국 의료기관은 33곳으로 환자 약 1600명이 이용하고 있다. 2023년까지 가정형 제공 기관을 60곳으로 늘리고 3200명의 환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같은 기간동안 자문형 호스피스 기관은 25곳(3500명)에서 50곳(7000명)으로 두 배 늘어난다. 2014년 국립암센터 조사에 따르면 국민 60.2%는 집에서 죽음을 맞길 희망하지만 실제 집에서 생을 마감하는 국민은 14.4%(2017년 통계청)에 그친다. 국민 76.2%는 의료기관에서 임종을 맞이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등을 반영해,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대상 질환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선 암·후천성면역결핍증·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만성간경화 4가지 질환을 앓고 있는 말기환자만 호스피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김기남 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질환명이 아닌 유사한 증상을 지니는 질환군으로 대상을 넓히는 법 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기준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 환자는 1만7333명으로, 전체 호스피스 대상 사망자의 20%에 불과하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