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아이돌 그룹 공연 티켓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비싼 값에 되판 것으로 의심되는 145건 확인해 업무방해 혐의로 내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경찰청은 올해 1월 4차례에 걸쳐 열린 ㅇ그룹의 콘서트 티켓 판매 당시 1인당 2장의 예매 제한이 있음에도 같은 주소지와 연락처로 티켓 여러장을 배송받은 사례 142건(티켓 2652매)을 확인해 12개 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내사를 지시했다. ㅇ그룹의 티켓은 같은 주소지로 최대 166장까지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ㅇ그룹의 실제 공연 티켓 가격은 10만원 수준이었으나 ‘인터넷 암표’로는 한장 당 수백만 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청은 또 다른 아이돌 그룹 등의 공연 티켓 구매 사례 3건에도 매크로 프로그램이 활용된 것으로 보고 내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처럼 비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티켓을 사서 암표로 파는 행위가 업무방해, 컴퓨터 장애업무방해 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이후 적극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또 티켓을 사는 과정에서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티켓 사이트에 불법적으로 접근할 경우 정보통신망법의 개인정보누설, 정보통신망 침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적인 목적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호기심으로 매크로를 이용해 티켓을 구매하는 행위도 관련 법령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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