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조리사 등 3일부터 사흘간 총파업
교육부 등과 교섭서 끝내 이견 못 좁혀
일부 언론 ‘아이들 볼모로 파업’ 비판에
“비정규직 없는 세상 물려주기 위한 것”
박금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오른쪽 둘째)이 1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돌입선포 기자회견에서 투쟁 발언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백소아 기자
“오는 3일부터 사흘 이상 학교를 비우고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5만 명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파업이자 3일 이상 이뤄지는 최장 기간의 파업이 될 것입니다”
학교 급식 조리사와 청소원, 돌봄전담사를 비롯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한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1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일부터 사상 최대 규모의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이번 파업에서 △교육공무직 법제화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를 80% 수준으로 축소하는 공정임금제 실현 등을 요구한다. 연대회의는 지난 4월부터 두 달 동안 학교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차별 철폐 및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교육부, 시도교육청과 교섭을 벌였으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파업에 돌입한다고 설명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총파업 돌입선포 기자회견을 열어 결의를 다지고 있다. 백소아 기자
이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던 문재인 정부가 도리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절망과 분노를 안겨줬다고 비판했다.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은 “(정부는)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처우 개선을 국정과제로 내세웠지만, 공약 이행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역사상 최장 기간 학교를 멈추는 총파업을 앞두고도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고 심지어 교육부는 파업 전 교섭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규탄했다. 박금자 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파업으로 내몬 것은 대화하지 않은 정부와 교육청”이라며 “여성 노동자 100인이 삭발까지 했고 파업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으나 정부는 예산 타령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이들을 볼모로 삼는다’는 비판에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기 위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학교에 두고 온 아이들이 눈에 밟혀 정말 힘들다”며 “그 아이들에게 돌아가 더 정성 어린 마음으로 잘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파업에 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총파업을 승리로 이끌어서 우리 아이들에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물려주겠다”고 강조했다. 안명자 전국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장도 “일부 언론에서 마치 우리가 아이들을 볼모로 잡는 것처럼 보도해 가슴 아프다”며 “우리는 결코 아이들을 볼모로 나 잘살자고 이 일을 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성노동자를 비롯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고자 몸부림치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은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전국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총파업의 일환이다. 이번처럼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연대파업에 나서는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 라이브 | 뉴스룸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