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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복지 기준선’ 중위소득 내년 상향…생계급여 인상폭 얼마나

등록 2019-07-17 21:05수정 2019-07-18 07:06

정부, 기준 중위소득 자료 변경 추진
가계동향조사로 산출하던 중위소득
포괄적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바꿔
“기준 중위소득 7~11%가량 인상” 예측

2020년 기준 중위소득 내일 결정
중앙생활보장위원회 인상폭 고심
단계적 인상 위한 절충안 조율중
시민단체 “빈곤 감안 대폭 올려야”
17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열린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 기자회견에서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학생 허종씨가 준비해온 발언을 스마트폰이 대신 읽어주고 있다. 발언 마지막, 차가운 기계음이 외친 '투쟁'은 그 어떠한 이의 절규보다 뜨거웠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17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열린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 기자회견에서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학생 허종씨가 준비해온 발언을 스마트폰이 대신 읽어주고 있다. 발언 마지막, 차가운 기계음이 외친 '투쟁'은 그 어떠한 이의 절규보다 뜨거웠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정부가 기초생활보장 급여 수준과 수급 가구 수를 판가름하는 ‘기준 중위소득’ 산출 근거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서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변경하고, 새로운 통계 지표를 바탕으로 처음 급여 인상폭을 논의하는 것으로 17일 <한겨레> 취재 결과 확인됐다.

또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적용하면 가계동향조사에 견줘 기준 중위소득 금액이 높아져, 소득 자료를 어떤 방식으로 반영할지를 놓고 중앙생활보장위원회(중생보위) 위원 간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는 19일 기초생활보장 주요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중생보위를 열고 기준 중위소득을 2%대, 3% 안팎, 4%가량 올리는 복수 안을 논의해, 최종 금액을 결정할 예정이다.

기준 중위소득이란 복지부 장관이 관계부처 공무원 및 민간위원들로 구성된 중생보위 심의·의결을 거쳐 고시하는 중위소득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뿐 아니라 71개 복지사업(2018년 기준) 수급자 선정 기준으로 활용되는 법률상 용어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보면, 기준 중위소득은 통계청이 집계한 가구소득 및 최근 연평균 증가율 등을 반영해 가구 규모별로 계산하도록 돼 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생계·의료·주거 등 분야별로 따로 선정하는 제도가 도입된 2015년부터 가계동향조사의 중위소득을 기반으로 기준 중위소득을 산출해왔다. 하지만 2017년 국가통계위원회가 국가 소득 통계를 가계동향조사보다 포괄적인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바꾸기로 하면서, 기준 중위소득 산출 자료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다. 그해 복지부가 마련한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2018~2020년)엔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기준 중위소득 인상률 정체로 보장 수준 약화, 국가통계 개편에 따라 기준 중위소득 개편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돼 있다.

가계동향조사는 조사 대상 가구에 한달 동안 가계부를 쓰게 한 자료를 기반으로 분기별로 발표한다. 반면 가계금융복지조사는 가구별 면접조사와 국세청 과세 자료 등 소득 관련 행정기관 정보를 합쳐 연도별로 공개하는 통계로 가구 중위소득이 가계동향조사보다 높게 나타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기준 중위소득 안정성 제고 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연구’는 가계동향조사에서 가계금융복지조사로 근거 자료를 바꿀 경우, 기준 중위소득이 약 7~11%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 중위소득이 올라가면 급여 수준이 올라가고, 수급 대상이 확대된다. 4인 가구가 생계급여를 받으려면 월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30%(2019년 월 138만4천원)보다 적어야 하고, 매달 138만4천원에서 소득인정액을 뺀 금액을 지원받는다.

중생보위는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2020년 기준 중위소득을 결정할 경우 2019년 금액보다 4% 이상 올라갈 것으로 추정했다. 소요 예산 등이 급격히 늘어날 것을 우려해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단계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가계금융복지조사 중위소득 상승률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절충안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홍정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는 “국가통계위 결정 이후인 지난해에도 중생보위는 가계동향조사와 가계금융복지조사 사이 가구소득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지 않고 기준 중위소득을 결정했다. 지난 3년간 기준 중위소득 평균 인상률은 1.6%에 그쳤고 빈곤율은 개선되지 않았다.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기준 중위소득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등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준 중위소득 대폭 인상과 부양의무자 기준 전면 폐지를 촉구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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