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김기수 <프리덤뉴스> 대표가 <프리덤뉴스> 유튜브 채널에 올린 ‘문재인 정권에는 손톱만큼의 국가이성(理性)도 없다’는 제목의 영상 칼럼 갈무리. 김 대표는 <프리덤뉴스> 유튜브 채널에 본인이 직접 찍은 영상 칼럼을 올리고 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야당 몫 신임 비상임위원에 5·18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 등을 보도한 인터넷 매체 대표가 추천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한겨레>가 사참위와 자유한국당 등을 취재한 결과, 한국당은 지난해 3월부터 사참위 비상임위원을 맡아온 홍상범 위원(대한중환자의학회 총무이사)이 개인 사유로 사임한 뒤 김기수(53) <프리덤뉴스> 대표를 후임으로 추천했다.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을 보면, 임기 중 위원이 결원된 경우 해당 위원의 추천권자가 결원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추천해야 하고 대통령은 추천된 사람을 즉시 임명해야 한다.
사참위는 상임위원 5명과 비상임위원 4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된다. 비상임위원은 여당과 야당이 2명씩 추천한다. 사참위 관계자는 “비상임위원은 상임위원과 동등한 의결권을 가진다”며 “특히 사참위는 위원들의 합의를 통해 중요한 사안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비상임위원의 의견이 사참위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변호사로, 국민대와 중앙대 법학과 겸임교수 등을 지냈다. 특히 인터넷 매체 <프리덤뉴스> 대표이사직을 2016년 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맡고 있다. <프리덤뉴스>는 지난 5월 5·18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을 보도한 유튜브 방송과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접속 차단’ 조처를 받은 바 있는 매체다. 방송통신심의위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해당 방송은 5·18민주화운동에 관해 북한에서 파견된 북한 특수군이 광주시민을 선동해서 일으킨 국가반란, 폭동 등으로 왜곡하는 내용 등이 상당수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4년 9월17일 발생한 ‘세월호 유가족의 대리기사 폭행사건’ 때 대리기사 쪽 무료 변론을 맡기도 했다. 이 사건은 사건 자체보다 정치적으로 이용된 점이 더 주목을 받았다. 당시 검찰이 청구한 유족들의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됐고, 사건 현장에 있었던 김현 전 민주당 의원은 불구속 기소됐으나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2017년에는 ‘대리기사 남부 고발 철저 수사 지휘 다그치도록’이라는 내용의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메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세월호를 갈등의 소재로 삼아 여론을 조작하고 유가족을 파렴치한 사람으로 만들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던 사건”이라며 “김 대표는 당시 사건을 확대 재생산하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때부터 문제적 인사들을 추천해 비판을 샀다. 한국당(당시 새누리당) 추천을 받은 특조위원에는 김 대표와 함께 대리기사 무료 변론을 맡았던 차기환 변호사,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했던 공안검사 출신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박근혜 청와대의 마지막 민정수석이었던 조대환 변호사, 진상규명 방해로 유가족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던 황전원 박사 등이 있다. 황 박사는 현재 사참위 상임위원도 맡고 있다. 사참위 관계자는 “한국당은 세월호 특조위 때부터 계속 세월호 참사나 피해자들을 깎아내린 발언을 한 인사 등을 추천했다”며 “게다가 이번에 사임한 홍 위원은 가습기살균제 관련 전문가였는데 후임으로 김 대표를 추천한 근거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우파 시민단체에서 활동을 많이 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추천하게 됐다. 논란이 있는 부분에 대해선 듣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5·18 북한군 개입설’ 등 <프리덤뉴스> 콘텐츠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변호사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만 알았다. <프리덤뉴스> 운영에 대한 자세한 부분까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세월호 사건은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국민들이 아직도 잘 모른다”며 “(참사의) 원인 규명에 객관적으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고, 책임 부분도 (사참위의) 전문가들이 객관적인 기준으로 잘하는지 합리적으로 살펴보겠다”고 했다. ‘5·18 북한군 개입설’ 보도 등에 대해서는 “내가 했던 일 중 정치적인 편견을 가지고 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권지담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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