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31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안전문(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김아무개씨를 추모하는 꽃과 메모가 붙어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당시 안전관리 책임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하청업체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유남근)는 22일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스크린도어(안전문) 정비용역업체 은성피에스디(PSD) 대표 이아무개(65)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서울메트로 이정원(55) 전 대표에게도 1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단에 사실오인이나 법리 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6월8일 1심 재판부는 “이씨는 2인1조 작업이 불가능한 인력 상태를 방치했고, 이 전 대표 역시 역무원에게 시시티브이(CCTV)를 감시하게 하는 등 비교적 쉽게 2인1조 작업이 이행되는지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소홀히 했다”며 이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하고 이 전 대표에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1심 판결 이후 피고인 쪽과 검찰 모두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앞서 2016년 5월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홀로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을 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김아무개(당시 19살)군이 열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해 고교를 졸업한 김군은 서울메트로로부터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무를 위탁받은 은성피에스디(PSD) 계약직 직원이었다. 당시 ‘2인1조 출동’ 매뉴얼이 있었지만 인력부족·잦은 고장·열차 지연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 원-하청의 불평등한 관계 등으로 인해 매뉴얼은 지켜지지 않았다. 사고 이후 김군에 대한 추모 행렬이 이어졌고 저임금과 위험노동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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