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훈 서울중앙지법원장 “개선책 찾으려”
“방청객 가운데 법원장님이!”
법원장이 방청객을 가장해 법정에 들어가 판사들의 재판 진행을 점검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런 ‘몰래 방청’은 ‘국민을 섬기는 사법부’를 깃발로 내건 이용훈(63) 대법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판사들이 ‘시범 사례’로 걸려 인사에 불이익을 보지 않을까 하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홍훈(59) 법원장이 이달 중순부터 “법관들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재판 현장에 여러 차례 들어갔다고 26일 밝혔다. 이 법원장은 12일부터 최근까지 민사재판 2차례, 형사공판 2차례, 소송가액 2천만원 이하의 민사소액재판 3차례 등 모두 7차례 법정에 들어갔다. 이 법원장은 15일 오후에는 3시간 가량 민원안내센터에서 직접 민원 상담을 받으며 법원의 민원안내에 문제가 없는지 ‘피부로’ 느꼈다. 22일에는 이진성(49)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판사가 민원 상담에 동참했다.
이 법원장은 “판사들이 재판 도중에 나의 방청 사실을 알아채고 말을 더듬는 일도 있었다”며 “하지만 방청 목적은 법관 평가가 아니고 민원인의 눈높이에서 재판을 지켜보고 개선책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법원장의 ‘불시 방청’과는 별도로 행정처 차원에서 법관들을 위한 재판 진행 ‘참고서’를 만들기 위해 재판에 들어가 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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