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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27일부터 가습기살균제 청문회…최태원·장영신 회장 출석할까

등록 2019-08-23 15:07수정 2019-08-23 15:15

사참위,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기자회견 개최
“참사 발생·대응 과정에서 정부·기업책임 명확히 물을 것”
증인 48명 참석 의사 밝혀…‘최대 피해’ 박동석 옥시레킷벤키저 대표 참석
23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기자회견에서 장완익 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청문회는 27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기자회견에서 장완익 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청문회는 27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연합뉴스
오는 27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을 밝히기 위한 청문회 주요 의제와 일정이 공개됐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해 청문회가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23일 오전 10시 사참위 대회의실 18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일정과 주요 의제를 발표했다. 장완익 사참위원장은 “위원회 출범 이전에 국회가 국정조사를 진행했고 검찰이 수사를 진행했지만, 일부 기업의 제한적인 형사책임만 인정됐을 뿐”이라며 “참사의 발생 원인과 대응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 및 조사를 통해 정책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또다시 우리 가족과 이웃이 참사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이 참사의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이어 “기업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1차적인 책임자다. 청문회를 통해 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묻겠다”고 덧붙였다.

사참위 설명을 종합하면, 이번 청문회 첫날인 27일 오전은 기업 분야, 오후는 정부·피해지원 분야로 나눠 진행한다. 청문회 첫날인 27일은 유공·에스케이케미칼, 애경산업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부른다. 사참위는 우선 에스케이(SK)케미칼과 애경산업에는 1994년 가습기살균제를 최초 개발한 경위와 제품의 안전성 검증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물을 예정이다. 또한 원료 공급과 제품 제조·판매 과정에서 안전성 검증을 다 하지 못한 점과 사건 대응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정부 분야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를 불러 2016년 가습기살균제 판매·사업자인 에스케이케미칼과 애경산업의 표시·광고법 위반 사건을 적절하게 처리했는지 등을 규명한다. 또 가습기살균제인 가습기메이트 주원료 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의 안전성 시험을 22년 동안 방치한 책임도 물을 예정이다. 아울러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과정에서 지원이 축소되거나 피해신청 과정에 과다한 일정이 소요되는 등의 피해지원 분야 문제도 다룬다. 이날은 피해자 2명의 피해 진술도 예정돼 있다.

청문회 둘째 날인 28일에는 최대 피해를 발생시킨 가습기살균제 ‘옥시싹싹 뉴 가습기당번’(옥시싹싹)을 판매한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PB) 관계자들을 불러 옥시 본사 임직원이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한다. 119가습기 세균제거 제품을 110만개 이상 판매한 엘지(LG)생활건강 관계자들에게도 가습기살균제 개발과 원료 선정 경위 등을 파악한다. 이어 옥시싹싹 등 가습기살균제의 주원료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에 대한 유해성 심사 부실 문제 등을 환경부 관계자들에게 확인할 계획이다. 또한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밝혀지기 전 집단으로 발생한 원인불명의 급성간질성 폐렴을 초기에 신고하지 않은 점 등은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를 불러 밝힌다. 이어 최근 드러난 군부대에서 가습기살균제 사용 여부와 피해 사례 등에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청문회에서 사참위가 채택한 증인과 참고인은 모두 98명이다. 이 가운데 증인은 모두 80명이고, 23일 현재 48명이 청문회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참석 의사를 밝힌 인물 가운데는 최창원 전 에스케이케미칼 대표이사, 김철 현 에스케이 대표이사,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이사, 박동석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이사 등 5명이 대표적이다. 최태원 에스케이 대표이사 회장과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등 기업 총수들은 아직 참석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들은 윤성규 전 환경부 장관과 조명래 환경부 장관,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 의사를 밝혔다.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을 보면, 사참위는 업무 수행을 위해 증인 등을 불러 청문회를 열 수 있고, 채택된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으면 특별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게 된다.

최예용 사참위 부위원장은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관련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해 피해가 처음 세상에 공개된 날인 8월31일, 8주기를 맞아 27∼28일 청문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이전 국정조사가 열렸지만 정부와 기업에 확인이 안 된 부분이 많다. 그동안 다룰 수 없었던 주제라도 이번에 새로운 단서가 있으면 (사참위에서) 다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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