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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넥슨 휘감은 ‘드롭’의 공포…업계 첫 고용보장 집회 예고

등록 2019-08-29 18:00수정 2019-08-29 20:04

최근 한 달간 프로젝트 4개 중단…200여명 사실상 ‘대기발령’
“회사서 잘릴 수 있다는 두려움…게임업계판 ‘의자 놀이’”
경기 성남시에 자리한 넥슨 판교 사옥.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에 자리한 넥슨 판교 사옥. 연합뉴스
국내 게임업계 ‘빅3’로 꼽히는 넥슨이 최근 한달 동안 게임 개발을 잇달아 중단하면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직원 200여명이 전환배치 대상이 되어 고용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 게임 개발 중단은 사실상 권고사직 통보로 여겨지기 때문인데, 넥슨 노조는 다음 달 3일 게임업계 최초로 고용안정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29일 넥슨코리아와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넥슨지회(넥슨 노조)의 설명을 종합하면, 넥슨코리아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27일까지 손자회사 넥슨레드와 띵소프트가 각각 진행했던 ‘프로젝트 지(G)’와 ‘페리아연대기’ 등 4개 프로젝트팀의 ‘드롭’(drop)을 발표했다. ‘드롭’은 게임업계에서 프로젝트 중단을 뜻하는 은어로, 프로젝트 개발에 참여한 직원들 사이에선 사실상 권고사직 통보로 받아들여진다. 기존에 참여했던 프로젝트가 중단된 뒤 업무 재배치를 받으려면 다른 팀에 들어가기 위한 면접을 봐야 하는데, 정규직 신분으로 고용됐더라도 면접에서 떨어지면 주어진 업무 없이 대기발령 상태로 남게 된다. 현재 프로젝트가 ‘드롭’된 4개 팀의 개발자 등 직원 200여명은 새 프로젝트에 배치될 때까지 사실상 대기 발령된 상태인 셈이다.

게임업계 일각에선 2011년부터 8년 동안 진행하던 ‘페리아연대기’ 개발이 중단되는 등 ‘드롭 도미노’가 발생하자 이를 구조조정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넥슨은 올해 초부터 추진하던 매각이 지난 6월 불발되면서 피시(PC) 온라인과 모바일 부문으로 나뉜 사업본부를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넥슨코리아 쪽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게임의 시장성 등을 평가했을 때 성공 가능성이 낮은 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일 뿐, 구조조정과는 관련 없다”며 “논의 과정을 거쳐 드롭된 프로젝트팀 전원에 대해 전환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프로젝트 중단 이후 회사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으면서 직원들은 전환배치를 ‘공수표’로 여기고 있다. 과거 다른 게임회사에서 근무하다 ‘드롭’ 통보를 받아본 적이 있다는 넥슨의 한 사원은 “프로젝트 드롭을 통보받았을 때 회사의 ‘침묵’이 제일 무섭다. 출근은 하는데 할 일은 주지 않은 채 ‘알아서 행동할 것’을 요구하는 셈이기 때문”이라며 “게임 개발을 지시하고 프로젝트 방향을 결정한 경영진은 정작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드롭’ 선언을 하는 건 직원들만 고용불안으로 내모는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의 배수찬 지회장 역시 “개발이 중단된 ‘프로젝트 지’ 소속 80여명 가운데 현재 60%의 전환배치가 확정됐지만, 나머지 40%는 ‘내가 이 직장에서 잘릴 수 있다’는 고용불안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넥슨이 드롭하지 않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팀의 정원이 이미 정해져 있는 만큼, 이번처럼 다수의 프로젝트가 한꺼번에 드롭될 경우 모든 인원을 전환배치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 지회장은 “회사는 전환배치를 약속하겠다고 하지만, 어떻게 200여명이 앉을 ‘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지 않고 있다”며 “게임업계의 ‘의자 놀이’(항상 사람 수보다 의자 수가 적은 게임)가 벌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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