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아내 정아무개(57) 교수로부터 “딸의 총장 표창장 발급 권한을 위임했다고 말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5일 새벽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취재진과 만나 “위임을 자기가 받았다는 것만 얘기해주면 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동양대 교양학부에 재직 중인 정 교수는 검찰이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표창장 위조 의혹 수사를 위해 지난 3일 자신의 연구실을 압수수색하자 최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총장은 “(정 교수가) ‘총장님이 기억 안 나실지 몰라도 위임을 하지 않았냐’고 했다”면서 ‘기억이 없다고 하니까 ‘위임을 받았다고 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최 총장은 그러나 “정 교수를 잘 알고 그런 상을 줬다면 분명히 기억을 한다”며 조씨에게 총장 표창장을 발급한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이어 “상장을 만들겠다고 의뢰가 오면 일련번호를 가르쳐 준다. 일련번호가 맞는지 확인하고 직인을 찍어준다”며 “직인을 찍어야 하는데 일련번호가 다르기 때문에 거짓말을 못한다”고 설명했다.
최 총장은 “동료 교수인데 딸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런 것 같다. 교육자적 양심과 친분 문제가 갈등이 됐지만 교육자적 양심을 택했다”며 “표창장 일련번호가 왜다른지 확인하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은 동양대 영어영재교육센터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2012년 9월 이 학교 총장 명의 표창장을 받았다. 영어영재교육센터는 동양대가 경북 영주시와 함께 농어촌 학생들의 영어교육을 위해 운영하는 기관으로 2013~2016년 정 교수가 센터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조 후보자 딸은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부산대 의전원의 자기소개서에 ‘동양대학교 총장 표창장(봉사상)’을 기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전날 오후 최 총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총장 표창장의 진위를 조사했다.
조 후보자 딸의 표창장이 허위이고, 부산대 의전원의 입시 과정에 쓰였다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 또 정 교수가 최 총장에게 무마를 부탁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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