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을 대비해 변호인단 변호사를 다섯명 더 늘렸다.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 87억원의 뇌물을 줬다는 대법원 판단으로 실형 가능성이 높아지자 만반의 준비를 하는 모양새다.
5일 대법원 사건검색을 살펴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쪽은 대법원 판결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담당 변호사 5명을 추가하는 지정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파기환송심이 시작될 서울고법에서 재판부를 배당받기도 전에 변호사 추가 지정서를 제출한 것은 이례적이다. 새로 합류한 변호사는 법무법인 태평양 박태준(사법연수원 22기), 윤태호(24기), 문정일(25기), 김일연(27기), 김준모(30기) 변호사다.
박태준 변호사는 1996년 서울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고 2010년 대법원 법원행정처에서 윤리감사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나머지 4명은 이 부회장 1·2심 변론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이 부회장 쪽 변호인단은 태평양 소속 변호사 10명을 포함해 13명으로 늘었다. 국내 2위권 로펌인 태평양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인 송우철(16기·1심), 서울중앙지법원장 출신 이인재(9기·2심) 변호사를 주축으로 하급심부터 이 부회장 쪽 변호를 맡아왔다.
한편,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은 지난 4일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에 배당됐다. 형사1부는 서울고법에 설치된 부패전담부 5곳 중 한곳으로, 다스 비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을 맡고 있다. 이 부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 파기환송심은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오석준)가 맡게 됐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은 아직 서울고법에 접수되지 않은 상태다.
고한솔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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