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배병준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이 탈북 모자 사망사건 등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최근 ‘봉천동 탈북 모자’ 사건을 비롯해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서 목숨을 잃는 비극이 이어지자, 정부는 읍면동 주민센터 상담 기능 강화, 정보 수집·공유 확대를 통한 상시적 위기가구 발굴체계 구축을 뼈대로 한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 2014년 비수급 빈곤층이었던 ‘송파 세 모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한 이후, 위기가구를 어떻게든 찾아내겠다는 정책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만으론 강서구 모자가구 사건처럼 사회안전망 안에 있었으나, 충분치 못한 돌봄·생활보장 제도로 인해 발생한 비극을 막기 어렵다.
5일 보건복지부는 2022년까지 1만5500명을 뽑기로 한 사회복지·간호직 공무원 확충을 서둘러 전국 읍면동에 집중 배치해 복지 서비스 상담·안내·신청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2022년 4월로 예정된 ‘복지멤버십’ 시스템 도입을 2021년으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복지멤버십에 가입해 조사에 동의할 경우, 개인 상황을 주기적으로 평가해 신청 가능한 복지서비스를 온라인과 모바일로 안내하겠다는 구상이다. 각 지자체별로 위기가구 발굴을 위한 조사를 의무화하고, 두달에 한번씩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이 수집하는 위기가구 정보 약 450만건을 지자체에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기가구를 찾아낸다 하더라도 이들이 지속적으로 삶을 이어나갈 수 있게 뒷받침하는 복지 자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구인회 서울대 교수(사회복지학)는 “발굴을 강화한다 하더라도 복지 수급 자격이 제한되거나 급여 자체가 충분하지 않으면 현재 일어나고 있는 비극에 대한 대책이 되지 못한다”며 “일단 부양의무자 기준이라도 폐지를 서둘러야 일부 빈곤층이라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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