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리 노인요양원 처벌수위 높인다

노인장기요양 정부대책 점검
급여착복 형사처벌·명단공개 의무화 추진

장기요양기관 문제점을 지적한 <한겨레> 보도 이후 대통령의 대책 마련 지시가 나왔고, 복지부가 노인요양 부정수급 처벌 강화 및 비리 기관 명단 공표 의무화를 추진한다. 사진은 경기도의 한 노인요양원 모습. 김정효 기자 [e-mail]

보건복지부가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와 요양보호사 등 직원 수를 가짜로 등록해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으로부터 급여를 가로챈 요양원·방문요양센터 등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등 처벌을 강화한다. 비리 장기요양기관 명단 공개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8일 복지부와 건보공단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복지부는 급여 착복 기관에 대한 처벌 강화를 뼈대로 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현재는 직원 수를 부풀리거나 수급자를 허위로 등록해 급여를 빼돌린 기관에 대해 환수 처분 및 법 위반 정도에 따라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고 있으나, 형사처벌 규정은 따로 없다. 비리 기관 운영자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급여 거짓·부당 청구를 할 경우 징역·벌금형에 처하는 벌칙 규정을 법에 새로 넣겠다는 것이다.

거짓·부당 청구 요양기관에 대한 처벌 강화와 더불어, 이러한 잘못을 저지른 기관 명단 공개도 의무화한다. 지난 2014년 복지부는 급여를 1천만원 이상 거짓 청구하거나 거짓 청구 비율이 급여액의 10%가 넘어 행정처분이 확정된 경우, 해당 기관 명단을 공개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대상 기관이 극소수인데다, 이 정보를 시민들이 확인할 길이 없는 등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형편이다. 복지부 요양보험제도과 관계자는 “현재는 지방자치단체만 명단을 공표하는데 의무 사항이 아니었다”며 “정부·지자체가 법 위반 기관 명단 공표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노인성 질환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돌봄을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인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원은, 건강보험 가입자들이 내는 보험료와 국가지원금, 본인부담금으로 마련된다. 지난 5월 <한겨레> 창간 기획 ‘대한민국 요양보고서’를 통해 노인요양원 비리와 요양보호사들의 열악한 처우 실태가 다시 드러났고, 지난 6월2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장기요양기관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를 지시한 바 있다.

박현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