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지방검찰청에 검사와의 대화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의정부/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 중이다. 현직 법무부 장관의 자택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23일 오전부터 조국 법무부 장관의 방배동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서류를 확보하고 있다. 검찰이 지난달 27일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 수사를 위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지 28일 만이다.
앞서 검찰은 조 장관 가족의 자산관리인으로 일한 한국투자증권의 김아무개 대리로부터 조 장관 자택 컴퓨터와 하드디스크 2개를 임의제출받은 바 있다. 검찰은 김씨로부터 “정 교수의 부탁으로 하드디스크를 교체했고, 교체작업 중 조 장관이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들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으로 압수수색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조 장관은 ‘스펙 품앗이’ 논란에도 휩싸여있다. 조 장관의 딸 조아무개씨와 한영외고 동기인 장아무개씨는 지난 2009년 서울대 공익법인권센터에서 2주간 인턴 활동을 했다는 증명서를 발급받은 바 있다. 장씨는 조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의 책임저자인 단국대 의대 장아무개 교수의 아들이다. 검찰은 장씨로부터 “세미나에 한 번 참여했을 뿐인데, 조씨가 학교에 인턴활동증명서를 가져와 제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조 장관의 컴퓨터에서 서울대 법대 산하 공익인권법센터의 인턴활동증명서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며 한인섭 센터장과도 친분이 두터웠던 조 장관이 인턴 증명서를 ‘셀프발급’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셀프발급’ 의혹에 대해 이날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지금까지 가족 관련 수사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관련 서류를 제가 만들었다는 오늘 보도는 정말 악의적”이라며 “청문회 등에서 여러 번 말씀 드렸지만 저희 아이는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했고 센터로부터 증명서를 발급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부터 충북대와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에도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조 장관의 아들은 2013년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허위로 인턴활동증명서를 제출받아 대학원 진학에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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