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한-오이시디 국제교육콘퍼런스\'에서 김진경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의장(왼쪽)과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오이시디 교육국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경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의장이 중장기적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서술형·논술형 문항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정시 비중 상향” 발언에 대해서는 “지난해 국가교육회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정해진 ‘2022년부터 정시 비중 30% 이상’ 범주를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23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막을 연 ‘한-오이시디(OECD) 국제교육콘퍼런스’에서 ‘2030 미래 교육체제의 방향과 주요 정책의제’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고교 교육과정이 끝나는 시점에 고교 교육과정에 대해 서술형·논술형 문항이 포함된 수능을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장은 “수능은 시간이 지나면서 선다형 시험의 한계에 머물렀고 이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많은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학의 선발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평가요소를 반영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대입제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형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수능의 문항이 통합적 사고력과 창의력 등 미래 역량을 측정할 수 있는 서술형·논술형으로 바뀌어 신뢰도가 높아지면, 일부 대학들이 선발 방식을 선택하는 데 자연스러운 균형이 형성될 것”이라며 “수능은 선택이고, 학생이 볼 수도 있고 안 볼 수도 있으며, 대학도 점수를 반영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김 의장은 ‘대통령의 정시 비중 확대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갑작스러운 정시 비중 확대보다는 기존 공론화 권고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정도에 방점을 찍어 답했다. 서술형·논술형 문항 도입과 관련해서도 “(문 대통령의) 직접적인 발언은 없었지만 그 뒤 논의 과정에서 수능 개선 문제도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오이시디 국제교육콘퍼런스’는 국가교육회의와 교육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11개 기관이 공동으로 연 행사로, ‘교육 2030, 함께 만드는 미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날부터 25일까지 오이시디와 함께 2030년 전후 10년을 아우르는 대한민국 미래 교육의 방향과 과제에 대한 구상을 공유하고 토론한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