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사법농단’ 양승태 재판부 “야간 재판 하지 않겠다”

등록 2019-10-25 21:23수정 2019-10-25 21:28

양승태 전 대법원장(왼쪽 사진부터)과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이 지난 5월2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법원에서 열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첫 공판에 각각 참석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양승태 전 대법원장(왼쪽 사진부터)과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이 지난 5월2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법원에서 열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첫 공판에 각각 참석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야간 재판을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밤늦게 재판을 하지 말아달라’는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 쪽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박남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재판에서 “밤 9시가 넘어가는 심야재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그날 일정을 수정해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루에 마치기로 한 증인신문이 길어져 밤 9시를 넘길 경우, 재판을 종료하고 두 차례에 나눠 하겠다는 취지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지금까지 신속한 재판이나 증인의 사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 증인이 출석한 기일에 신문을 한 번에 마무리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늦은 밤까지 재판을 하게 되고 그것이 검찰·변호인·피고인뿐만 아니라 속기사를 비롯한 여러 소송 관계인에 무리를 주고 있다. 재판부도 신문 내용에 집중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법무부가) 인권보호 수사규칙을 개정한다고 했는데, 거기에 보면 심야 수사의 정의가 나온 것 같다”며 ‘심야재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14일 법무부는 수사중 인권 보호 방안을 구체화한다며 법무부 훈령인 ‘인권보호수사준칙’을 법무부령인 ‘인권보호수사규칙’으로 상향해 이달 중 제정한다고 밝혔다. 심야 조사를 밤 9시부터 아침 6시로 명시하고 자발적 신청이 없는 이상 심야 조사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재판부 결정은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이 공동으로 제출한 의견서를 수용한 결과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 등 변호인들은 재판이 밤 10시를 넘겼던 최근 사례를 언급하면서 “주요 증인의 경우 변호인의 반대신문은 오후 늦게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늦은 시간에 반대신문을 시작하면 증인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기억이 정확하지 않아 증인신문이 부실하게 이뤄진다. 피고인의 방어권이 희생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검찰 쪽은 재판 진행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지 못했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앞서 피고인들도 검찰 쪽 주장에 의견을 개진하지 못했다. 형평성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로 지적하면서다. 재판부는 재판 진행에 관해 추가 의견을 제시할 것이 있으면 서면으로 제출해달라고 검찰 쪽에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은 재판 과정에서 수차례 ‘야간 재판’에 제동을 건 바 있다. 지난 7월 증인신문이 길어져 재판이 밤 11시를 넘기자 양 전 대법원장은 “13시간째 증인의 증언을 듣고 판단하다 보니 더는 체력이 남아있지 않다. 내게 퇴정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검찰은 “퇴정명령까지 내려달라는 피고인은 여태껏 본 적 없다”며 ‘재판 거부’나 다름없다고 반발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