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지난 9월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요금수납원 고용안정 방안을 발표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이강래 한국도로공사(도공) 사장의 동생 등 가족회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서부지검은 13일 이 사건과 관련해 “대검찰청으로부터 서류를 송부받아 형사 5부에 사건을 배당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검은 “(도공 요금수납원들이) 대통령 비서실에 제출해 대검찰청에 이첩된 민원서류를 지난 8일 서울서부지검에 송부해 처리하게 하고, 그 처리 결과를 통지하도록 조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장의 가족회사가 도로공사 가로등 사업을 독점 계약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는데, 이 사장을 임명한 청와대가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옳다”며 이 사장에 대한 고발장 형태의 진정을 청와대 비서실에 제출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이 진정을 대검에 이첩했고, 대검이 서울서부지검에 사건을 송부해 처리하게 한 것이다.
앞서 이 사장은 지난달 28일 <제이티비시>(JTBC) 보도를 통해 자신의 동생들이 운영하는 기업에서 도공 발주사업에 핵심부품을 납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도공은 이 사장 취임 전인 지난 2014년 12월부터 ‘스마트 엘이디(LED) 가로등’ 사업을 시작했고 이 사장 역시 그 일환으로 스스로 밝기를 조절하고 고장 나면 관리자에게 자동으로 알려주는 ‘가로등 제어시스템’ 도입을 늘려왔다. 그런데 이 제어시스템의 핵심부품을 납품하는 회사인 인스코비의 고문과 이사가 이 사장의 동생들이라는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문을 맡은 이 사장 동생은 이 회사 최대주주인 밀레니엄홀딩스의 대표이사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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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도공도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두 달째 본사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와 민주노총 간부 등을 상대로 억대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지난달 22일 도공은 경북 김천 본사에서 농성 중인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 5명과 상급단체 간부 4명, 민주노총총연맹 등 관련단체 5곳에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 제출했다. 도공 관계자는 지난 1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점거 농성 첫날인 지난 9월9일 요금 수납노동자 등이 본사 현관으로 진입하면서 출입문이 파손됐고, 농성 동안 잔디가 훼손되는 등 현재 파악된 피해 금액만 1억원 이상”이라며 “손해배상 청구액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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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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