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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서울대 생협 노동자들 “파업으로 겨우 올린 임금, 급식 시간 단축돼 다시 삭감”

등록 2019-11-18 15:52수정 2019-11-18 16:14

생협, 지난달 23일 학생식당과 학생회관 식당 등 이용 시간 단축 발표
연장근로수당 감소로 일부 노동자들 9월 파업 이전보다 임금 감소
제대로 된 서면합의 없이 보상휴가제 시행 관행도 문제로 지적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생협)에 소속된 식당·카페 노동자들이 지난 9월19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유진 기자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생협)에 소속된 식당·카페 노동자들이 지난 9월19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유진 기자
지난 9월 13일 동안의 파업 끝에 노사가 기본급 3% 인상 등을 합의한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생협) 식당 노동자들이 최근 생협의 일방적인 식당 운영시간 단축으로 인해 임금이 사실상 파업 이전 수준으로 삭감되거나 동결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서울대 학생모임인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공동행동)과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생협은 지난달 23일 직영식당 6곳 가운데 2곳의 운영시간을 단축한다고 발표했다. 2곳은 학생식당이 있는 동원관과 학생회관 식당인데, 동원관은 저녁 배식을 아예 중단했고, 학생회관 식당은 점심과 저녁 시간을 각각 1시간과 30분씩 단축 운영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동원관 식당 노동자들이 받던 특근수당은 사라졌고, 학생회관 식당 노동자들도 연장근로수당을 받을 수 있는 시간외근로시간도 줄었다.

공동행동 등은 이 때문에 일부 식당 노동자들의 임금이 파업 이전보다 되레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9월 노조는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며 13일 동안 파업했고, 지난달 7일 생협과 노조는 △기본급 3% 인상 △1호봉 기본급을 2019년 최저임금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인상 등에 합의했다. 공동행동은 “동일한 시간외근무시간을 전제로 파업 전 급여와 파업 후 급여를 계산해 비교해보니, 기본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학생회관에서 일하는 조리사 5명의 월급이 적게는 19만원에서 많게는 28만원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동원관 식당과 학생회관 식당을 포함해 식당 노동자 34명의 임금이 파업 전보다 줄거나 거의 차이 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13일부터 ‘생협 학생식당 운영 시간 축소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생협이 식당 노동자들의 보상휴가 사용을 위한 서면 합의 규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근로기준법 57조는 보상휴가제를 쓰기 위해 사용자와 노동자 대표 간 서면합의를 필수 요건으로 든다. 2017년 생협과 노조가 맺은 단체협약서에 ‘각 부서 운영 현황에 따라 시차근무제 및 보상휴가제를 실시한다’는 문구가 있지만, 서면합의에 포함되어야 할 휴가 부여방식과 임금 청구권 등을 명시한 조항이 없다. 최은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노무사)은 “단체협약에 있는 보상휴가제 조항은 ‘보상휴가를 한다’는 선언적 의미에 가깝다. 구체적 방안에 대해 노동자 대표와 합의하지 않은 채 보상휴가제를 진행했다면 불법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생협은 이에 대해 “2017년 단협에서 ‘보상휴가를 실시한다’고 합의했고 그 뒤 계속 보상휴가제를 사용했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별도로 노사 대표가 합의를 통해 휴가 부여방식 등을 추가해야 한다는 건 인지하고 있다”며 “식당 운영시간 단축으로 직원 근무시간이 줄어 노동자들이 개인 시간을 확보받는 측면도 있다. 연장근로 단축으로 추가근무수당이 줄어 임금이 감소했다는 게 적절한 표현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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