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과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범죄 예측 시스템. 경찰청 제공
경찰이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각 지역 범죄 위험 시간대에 경찰·순찰차를 집중 배치해 범죄 발생 건수를 10% 가까이 줄이는 결과를 얻었다.
경찰청과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신도시와 국제공항, 산업단지 등이 위치한 인천 지역을 대상으로 월, 일, 2시간 단위의 범죄 및 무질서 발생 위험 지역을 예측했다. 범죄는 살인, 강도, 성폭력, 절도, 폭력 등이 분석 대상이었으며 무질서는 주취자 시비 등 관련 112 신고 10가지였다.
인천 지역을 가로·세로 200m 크기의 2만3천여개 격자로 나눠 범죄·무질서 발생 빈도에 따라 5개 유형으로 분류했고, 그 결과 범죄·무질서 발생이 가장 많은 지역은 주말과 심야 시간에 112 신고가 크게 증가하고 유동인구는 매우 많지만 거주 인구는 적은 특징을 보였다. 반면 범죄·무질서 발생이 적은 지역은 거주·유동인구가 모두 적고 오전 8시~오후 7시까지 주간 시간대 112 신고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는 경찰청 112 신고·범죄통계 등과 소상공인시장진흥 공단의 데이터, 인천시 항공사진, 에스케이텔레콤의 유동인구 정보, 신용카드 매출정보 등이 활용됐다.
또 딥러닝 기술 등을 활용해 예측 모델을 더 정교하게 만들어 하루 단위의 범죄 위험도는 98%의 예측 정확도를 보였으며, 무질서 위험도의 경우 91.3%의 정확도를 나타냈다.
경찰청은 이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달 14일부터 6주 동안 인천시 16개 지역에 경찰관과 순찰차를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그 결과 112 신고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666건에서 508건으로 23.7% 줄었고 범죄 발생 건수도 124건에서 112건으로 9.7% 감소했다. 경찰청은 이런 범죄 위험도 예측 모델을 인천 지역을 대상으로 계속 시범 운영한 뒤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의 업무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과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치안 현장에 적용해 효과를 검증하는 한편, 자체 연구와 폭넓은 기관 간 협업을 통해서 보다 효과적인 치안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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