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총장님께. 죄송합니다. 가족들 배려 부탁합니다. 건강하십시오.”
2일 <한겨레> 취재 결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실 산하 감찰반원으로 지난 1일 극단적 선택을 한 백아무개 검찰 수사관이 윤 총장에게 유서 형식으로 가족들에 대한 배려를 부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백 수사관은 ‘윤 총장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추가 내용이 더 있었던 것이다.
백 수사관은 9장 분량의 메모를 통해 각각 부인과 자녀들, 형제, 친구 등을 지목해 메모 형식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에 대한 메모는 이 가운데 하나다.
유서 내용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백 수사관이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압박을 받은 데 대한 표현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백 수사관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전날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앞두고 있었고, 지난달 초 울산지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찰은 “별건 수사로 백 수사관을 압박한 사실이 전혀 없다. 적법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근거 없는 주장과 추측성 보도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협조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백 수사관의 사망에 대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어떤 이유에서 그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준용 황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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