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3일 오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중증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점거농성을 하는 모습.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작업능력 평가에 따라 최저임금 적용조차 제외된 채 직업재활시설에서 낮은 급여를 받고 일하는 중증장애인이 더 나은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고용전환 촉진 프로그램을 도입해 참여자 1천명에게 최장 2년간 월 30만원의 수당을 지급한다. 직업재활시설이란, 일반 작업 환경에서는 일하기 어려운 장애인이 직업훈련을 받거나 일을 할 수 있도록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설치된 기관이다.
12일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조정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직업재활시설 저임금 장애인 노동자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기준 651개 직업재활시설에서 일하는 장애인 1만1453명 가운데 최저임금 적용이 제외된 이들은 7961명이다. 대부분 발달장애인(지적장애가 있거나 자폐증에 따라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을 비롯한 중증장애인들이다. 이들은 하루 평균 5.9 시간을 일하지만, 월평균 4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적용 제외 장애인 중 상대적으로 작업능력이 좋다고 평가받은 1천명에게 일반 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구직준비·대인관계 교육 등이 포함된 고용전환촉진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장애인에겐 월 30만원의 수당을 최장 2년간 지급한다. 취업에 성공할 경우엔 최대 100만원의 수당을 추가 지급한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고용부는 또 직업재활시설을 설치한 사회복지법인 등에 지급하는 고용장려금 일부를 장애인 처우 개선에 쓰도록 사용 용도 제한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한 경우 고용장려금을 (직업재활시설이 속한) 법인에 지급하는데, 이러한 금액의 전부 혹은 50% 이상이 법인에서 시설로 넘어가지 않는다”며 “고용장려금 가운데 사용 용도 제한 금액을 어느 정도로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가 직업재활시설 고용 상황을 고려해 사회복지법인에 지급한 장애인 고용장려금은 255억원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이 중증장애인 소득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은 258만6천명이나 임금 근로자는 58만3천명에 그친다. 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 직업재활시설 이용 경험률은 3.4%로, 이러한 시설에서 일하는 장애인은 극히 일부라는 의미이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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