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여성 대상 범죄 대책 ‘컨트롤 타워’ 구실을 할 경찰청 여성안전기획관에 조주은(52) 전 여성가족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임명됐다. 여성안전기획관은 지난 5월 경찰청 조직 개편에서 신설된 자리다. 첫 여성안전기획관이 된 조 기획관은 고위공무원 ‘나급’으로 임용됐으며 24일 오전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임명장을 받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조 기획관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피해자 신고를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이 경찰이다. 경찰이 강남역 10번 출구 살인사건, 혜화역 시위 등에서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국민이 바라는 (변화) 속도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경찰 각 부서에 흩어져 있는 여성 안전 관련 업무를 모아내고 시민단체, 학회 등 연구자, 다른 정부부처 등과 잘 소통하면서 관련 대책 마련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 기획관은 여성 안전 법률 입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화여대에서 여성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조 기획관은 2009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0년 가까이 국회 입법조사관으로 일해왔다. 그는 “10년 가까이 국회에서 일했기 때문에 피해자 보호와 여성 대상 범죄 수사 관련 법령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입법 전략을 세우는 데 유리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개인적으로 스토킹 범죄나 데이트 폭력을 규제할 법률이 미약하다고 생각한다. 스토킹 범죄는 경범죄처벌법이 적용되고 데이트 폭력에 대해서는 마땅히 규제할 법률이 없다. 이런 법률들이 빠르게 통과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