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수사하던 효성·대림그룹 회장을 각각 불구속기소했다.
27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승모)는 조현준(51) 효성그룹 회장과 이해욱(51) 대림그룹 회장을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26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효성그룹이 조 회장(62.8%)이 지배하고 있는 갤럭시아를 부당지원한 사실을 적발해 고발한 바 있다. 갤럭시아는 2014년말 완전 자본잠식 상태 빠지는 등 경영난에 시달렸다. 공정위는 효성이 2014년 11월 효성투자개발을 통해 갤럭시아를 지원하기로 하고, 갤럭시아가 발행한 2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일정 시점 뒤 주식전환 권리가 부여되는 회사채)를 금융사 네곳이 만든 특수목적회사가 인수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했다. 효성투자개발은 이 특수목적회사와 2016년 말까지 2년간 총수익스와프(TRS·일정 시점에 서로 수익을 보전해주는 금융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위는 효성투자개발이 이 계약을 통해 총수 회사인 갤럭시아에 사실상 무상으로 지급보증을 해준 것으로 판단했다. 또 효성투자개발은 해당 특수목적회사에 300억원 규모의 부동산 담보를 제공했고, 갤럭시아가 전환사채를 낮은 금리로 발행해 조 회장의 이익으로 연결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공정위 고발을 바탕으로 지난달 효성 계열사인 서울 마포의 효성투자개발과 경기 수원의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서울 영등포의 하나금융투자 등지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왔다.
대림 이 회장은 그룹 호텔 브랜드 '글래드'(GLAD) 상표권을 자신과 아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인 에이플러스디(APD)에 넘기고 자회사인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이 사용하게 하는 수법으로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대림은 2014년 서울 여의도에 호텔을 지었는데, 총수일가 회사인 에이플러스디는 이 호텔브랜드를 출원 등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대림의 호텔운영 자회사인 오라관광은 에이플러스디와 브랜드 사용계약을 체결해 매달 수수료를 지급했다. 이런 형태로 총수 개인회사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31억원의 브랜드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 회장 등을 지난 5월 고발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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