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24대 농협중앙회 신임 회장에 당선된 이성희(71) 전 낙생농협 조합장. 농협중앙회 제공
24대 농협중앙회 신임 회장에 이성희(71) 전 낙생농협 조합장이 당선됐다.
31일 농협중앙회는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열린 신임 농협중앙회장 선거 2차 결선 투표에서 전체 293표 가운데 177표(60.4%)를 얻어 이 전 조합장이 새 회장으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2위 유남영 후보와의 표차는 61표였다.
대의원 간선제로 치러지는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면 당선되고 1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결선 투표가 이뤄진다. 이 당선자는 이날 1차 투표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투표엔 대의원 292명 전원에다, 총선 출마로 사퇴한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의 직무대행을 맡은 허식 부회장까지 총 293명이 참여했다. 출마한 후보자는 모두 10명이었다.
이 당선자는 낙생농협 조합장 출신으로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7년간 지낸 바 있다. 역대 농협중앙회장 가운데 첫 경기도 출신이다. 이 당선자는 직전 회장 선거에서도 1차 투표에서 1위로 결선에 올랐지만 결선 투표에서 김병원 전 회장에 역전패했다. 이 당선자가 내건 주요 공약은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도입, 농업인 월급제·농민수당·농업인 퇴직금제 도입, 하나로마트 미래 산업화 육성 등이다. 당선일인 이날부터 4년간의 임기에 들어간다.
농협중앙회장은 임기 4년 단임제에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252만명의 농협 조합원을 아우르고, 28개 계열사와 12만명의 임직원을 통솔한다. 농협중앙회 산하 계열사 대표 인사권과 예산권, 감사권을 갖고 농업경제와 금융사업 등 경영 전반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 ‘농업 대통령’으로도 불린다.
반면 회장 선거가 대의원 간선제인 탓에 농업계 현장의 관심을 끌지 못할 뿐 아니라, 후보의 됨됨이나 농업 현안에 대한 견해·공약은 뒷전으로 밀린 채 지역 구도에 따른 판세와 이합집산 소문만 무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중앙회장 선출 방식에 대한 논의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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