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배출가스를 조작한 혐의를 받은 폴크스바겐이 3년여 재판 끝에 200억원이 넘는 벌금을 선고받았다. 폴크스바겐 한국법인 전 사장에게는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김연학)는 배출가스 허용 기준을 위반한 자동차를 수입한 혐의(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이하 폴크스바겐) 법인에 벌금 260억원을 선고했다. 박동훈 전 폴크스바겐 사장에게는 징역 2년, 폴크스바겐 인증 부서 담당자 윤아무개씨에게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이들 외에 폴크스바겐 실무진 4명은 최대 8개월의 실형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요하네스 타머 전 폴크스바겐 총괄사장은 재판에 장기간 불출석해 이번 선고 대상에서 제외됐다.
재판부는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영업한 폴크스바겐이 법령을 준수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등한시하고 잘못된 관행을 답습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폴크스바겐은 다른 회사에 비해 배출가스 조작 정도가 중하지 않다지만, 친환경 콘셉트를 믿고 국내차 제작사와 비교해 높은 비용을 주고 수입차를 구매한 소비자의 신뢰를 고려할 때, 배출가스 초과 정도가 중하지 않더라도 (양형에) 반드시 유리한 요소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전 사장에 대해서도 “규제 관계 법령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에도 이를 도외시했다. 그럼에도 변명으로 일관하며 그 책임을 다른 직원에게 전가하고 있다.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은 2016년 환경부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이 1년가량 수사한 끝에 2017년 1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 결과, 폴크스바겐은 배출가스가 조작된 자동차를 수십만대 수입했다. 전자제어장치를 조정하거나 서류를 위조하고 거짓 해명을 일삼는 등 다양한 속임수가 활용됐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전자제어장치를 조정해 실내 시험 때만 배출 기준을 넘지 않도록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조작한 유로5 기준 폴크스바겐·아우디 경유차 15종 약 12만대가 독일에서 수입·판매됐다. 2010년 8월부터 2015년 1월 사이에는 배출가스와 소음 관련 서류 149건을 조작해 국립환경과학원에 제출했고, 이를 활용해 75건의 연비승인이나 환경인증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4만1천여대의 차를 수입했다. 신차 출시 일정을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혐의는 대부분 유죄로 판단됐다. 다만 폴크스바겐 한국법인이 유로6 기준 경유차를 수입한 혐의는 “비정상적인 조건으로 이뤄진 검사 결과 일부 사정만으로 허용기준을 위반했다거나 법을 어겨 수입했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됐다.
독일로 출국해 재판을 거부하고 있는 요하네스 타머 전 총괄사장에 대해서는 범죄인 인도절차가 진행 중이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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