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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소변 자주 본다고 폭행, 고추냉이 섞은 물 먹인 장애인시설

등록 2020-03-04 12:15수정 2020-03-05 02:46

인권위 직권조사에서 시설 종사자의 상습적 폭행·학대 확인
서울시 “해당 시설폐쇄 등 강력한 행정조치 하겠다”
#1.

일부 생활재활교사들이 여성 장애인들에게 엉덩이 발진이 나거나 하반신이 대변으로 범벅될 때까지 기저귀 교체를 해주지 않았고, 식사지원 과정에서 “X년들아, 누구부터 먹을래?”라고 욕을 하거나, 대변을 많이 본다는 이유로 식사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

한 여성생활방 생활재활교사는 장애인이 다른 장애인의 얼굴을 꼬집으려고 하자 이를 막는 과정에서 뺨을 때리고 바닥에 밀쳐 넘어뜨린 뒤 종아리를 때리는 등으로 폭행했으며, 문제 행동을 수정한다는 이유로 고추냉이 섞은 물을 강제로 먹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설에 격리된 정신장애인들의 인권침해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조사에서 한 중증장애인거주시설이 장애인들을 수시로 폭행하고 학대한 사실이 확인돼 인권위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서울시는 시설 폐쇄 방침을 밝히고 나섰다.

인권위는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종사자 5명을 폭행 및 장애인 학대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하고, 시설폐쇄 조처 등 행정처분할 것 등을 서울시장에게 권고했다”고 4일 밝혔다. 해당 시설은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곳으로, 인권위는 이 시설에 대한 조사에서 종사자들이 시설 거주 장애인을 폭행했다는 진정에 대해 기초조사를 한 결과, 시설 종사자들이 다수의 장애인에게 폭언과 폭행, 정서적 학대 등을 했다고 볼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보고 지난해 12월18일부터 약 한 달간 서울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과 함께 직권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시설 일부 종사자들은 이용자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혹은 대소변을 자주 본다는 이유로 피해자들을 폭행하거나 욕설을 하는 등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를 지속했다. 한 종사자는 장애인을 폭행해 치아 2개가 발치 되는 상해를 입히기도 했고, 장애인을 끌고 가 뺨을 주먹으로 때리는 등 학대를 했다.

또한 시설 종사자들은 장애인들에게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해도 신속히 외부 병원으로 이송해 진료를 받게 하거나 관련 내용을 일지에 기록하는 등 이용자를 보호하고 치료하기 위한 기본적 의무도 방기했다. 한 종사자는 장애인이 의자에 앉아 있다가 넘어지는 사고를 목격했음에도 장애인의 상태를 확인한 뒤 응급조처를 하거나 다음 근무자에게 관련 내용을 인계하는 업무를 하지 않았다. 결국 장애인은 사고 다음 날 다른 종사자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경막외출혈로 수술을 받았다.

해당 시설은 2014년에도 보조금 횡령 등 혐의로 고발돼 관련자 벌금 300만원 선고와 1차 행정처분(경고)을 받았고, 2017년에는 이용자 감금 및 무면허 의료행위로 고발돼 가해자 약식벌금 200만원과 2차 행정처분(시설장교체) 등을 받았다. 해당 시설 지도·감독 기관인 서울시는 이날 “인권위 권고에 따라 자치구와 함께 시설폐쇄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할 계획”이라며 “해당 시설의 운영법인도 지휘 감독 책임을 물어 법인설립을 취소하고, 인권위가 검찰에 수사 의뢰한 종사자 5명 외에 신고의무를 위반한 종사자 1명에 대해서도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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