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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외할머니집서 놀던 아이 3명…어른들 집 비운새 ‘화재 참변’

등록 2020-03-04 17:57수정 2020-03-05 02:46

어른들 잠깐 외출한 사이 참변
가족 “코로나19 유행 뒤 못 보다 깜짝 방문…전기난로 쓰러져”
소방당국 “화재원인 감식 중”
4일 오후 화재로 어린이 3명이 숨진 서울 강동구의 한 주택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이날 오후 3시께 강동구 고덕동 4층짜리 상가주택 건물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출동해 약 20분 만에 진화했다. 화재로 사촌지간인 4살 남자아이와 4살 여자아이, 7살 여자아이가 숨졌다. 연합뉴스
4일 오후 화재로 어린이 3명이 숨진 서울 강동구의 한 주택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이날 오후 3시께 강동구 고덕동 4층짜리 상가주택 건물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출동해 약 20분 만에 진화했다. 화재로 사촌지간인 4살 남자아이와 4살 여자아이, 7살 여자아이가 숨졌다. 연합뉴스

서울 강동구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7살 아이 1명과 4살 아이 2명이 숨졌다. 사촌인 세 어린이는 코로나19로 어린이집 등이 휴원하자 외할머니 집을 찾았다가 어른들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이같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소방당국과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3시2분께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4층짜리 상가주택 건물의 3층 가정집에서 불이 나 19분 만에 꺼졌다. 최초 신고자는 이 건물 4층에 살고 있는 주민으로, “탄 냄새가 난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가 접수된 뒤 소방인력은 2분 만에, 경찰은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세 아이가 큰 화상을 입은 뒤였다. 4살 ㄱ군은 집 거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ㄱ군의 사촌인 ㄴ(4)양과 ㄷ(7)양도 곧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이날 화재 현장에는 소방차 23대와 소방관 84명이 출동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현장을 목격한 한 주민은 “유리 깨지는 소리가 크게 들려 나가보니, 소방서가 바로 앞이여서 이미 도착한 뒤였다. 사고가 난 3층에선 검은 연기만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를 당한 어린이들은 평소라면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돌보고 있을 낮시간대에 기관들이 휴원하면서 외할머니 집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ㄱ군 등의 외할머니 ㄹ씨는 이날 <한겨레>와 만나 “코로나19가 유행한 뒤 얼굴을 못 보다 깜짝 방문을 했다. 잠깐 큰 손주를 데리러 딸과 나갔다 온 사이에 오래된 전기난로가 쓰러져 불이 났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갑작스런 사고로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은 혼절해 마비가 올 정도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할머니 ㄹ씨 역시 “어떡하냐”고 흐느끼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화재 현장에서 전기난로가 발견되긴 했지만, 자세한 화재원인은 감식 중이다. 사망 원인은 부검을 해봐야 파악할 수 있지만 부모 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 역시 “현재 유족을 접촉하고 있다.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중이다”라고만 밝혔다. 피해 아동들의 가족은 부검을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지현 김민제 전광준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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