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의대 출신의 의사라고 속이고 여성들에게 ‘결혼하자’며 접근해 성관계를 갖고 돈을 뜯은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자는 졸업 증명서와 성적표까지 위조해 갖고 다니며 ‘의사’라는 말에 눈 먼 여성들을 유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구속된 박아무개(34)씨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이아무개(30)씨에게 “나는 ㅅ대 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신경외과 레지던트 과정에 있는 사람”이라고 속인 뒤 “결혼해서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가자”고 유혹해 수차례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박씨는 “현재는 레지던트라 돈이 없다”며 박씨에게 생활비 등의 명목으로 260만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박씨는 이씨가 결혼을 요구하자 의심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 8월 결혼식을 올렸다. 물론, 하객들은 모두 일당 5만원을 주고 동원한 ‘가짜’였고, 식은 올렸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다.
박씨의 사기행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박씨는 이씨 외에도 지난해 10월 정아무개(33)씨와 김아무개(29)씨도 같은 방법으로 속여 돈을 뜯고 성관계를 가졌다. 박씨는 정씨와 김씨에게 “하버드 의대를 졸업하고 현재는 황우석 교수 팀의 연구원으로 스카웃돼 서울대 강사로 일하고 있다”고 둘러댔다. 이들의 믿음을 얻기 위해 대학졸업장과 성적표, 장학금 수령증까지 위조해 보여주기도 했다. 박씨는 김씨에게 490만원을 뜯어 냈으며, 정씨의 집을 드나들며 명품 가방과 액세서리 등 700만원 어치의 물건을 훔쳤다. 훔친 물건의 일부는 또 다른 여성을 유혹하기 위한 ‘미끼’로 사용했다.
결국 박씨의 사기행각은 결혼식을 올린 피해자 이씨가 레지던트라는 신분에 걸맞지 않게 빈둥거리며 노는 것을 의심해 ㅅ대 병원에 확인 전화를 하면서 드러났다. 이씨의 고소로 박씨는 전국에 지명수배가 됐고, 이를 본 김씨가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5일 박씨를 사기와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그러나 경찰에 붙잡히고 나서도 박씨는 반성은커녕 자신의 사기행각을 ‘모험담’처럼 늘어놨다. 경찰조사에서 박씨는 “하루에 많게는 8명하고 함께 자 봤다. 여자들이 ‘의사’라면 사족을 못쓰더라”며 “내가 꼬신 여자가 40여명에 이른다”고 자랑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배가 불룩 나오는 등 외모가 못생겼음에도 ‘의사’라는 한 마디에 여성들이 속아 넘어갔다”며 “실제로 박씨는 고졸에다 직업도 없는 백수”라고 말했다. <한겨레> 사회부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그러나 경찰에 붙잡히고 나서도 박씨는 반성은커녕 자신의 사기행각을 ‘모험담’처럼 늘어놨다. 경찰조사에서 박씨는 “하루에 많게는 8명하고 함께 자 봤다. 여자들이 ‘의사’라면 사족을 못쓰더라”며 “내가 꼬신 여자가 40여명에 이른다”고 자랑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배가 불룩 나오는 등 외모가 못생겼음에도 ‘의사’라는 한 마디에 여성들이 속아 넘어갔다”며 “실제로 박씨는 고졸에다 직업도 없는 백수”라고 말했다. <한겨레> 사회부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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