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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학교가고 싶어요, 너무 심심해요.”

올해 초등학생이 되었지만 아직 입학식도 하지 못한 여덟살 김민규 군이 살짝 볼멘 소리로 하소연합니다. 민규는 17일 초등학교 3학년 형과 함께 일하는 엄마를 따라 서울 중구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찾은 참입니다. 김군의 어머니는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장으로, 함 지부장은 이날 코로나19 대응기간 벌어진 보육교사 `무급·연차사용 강요' 실태 고발 기자회견에 참석했습니다. 개학연기로 등교하지 않는 형제들만 집에 두고 올 수 없어 이날 일터에 데리고 온 것이지요. 한 시간 남짓한 기자회견 동안 형제는 태블릿 피시로 만화영화를 보며 엄마를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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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교육부가 다음달 6일로 개학을 다시 연기한다고 발표하며, 학생과 학부모 모두 사상 첫 ‘4월 개학’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집 졸업식도 하지 못한 민규는 입학식마저 기약없이 미뤄지자 몹시 서운한 눈치입니다. 놀이터에 가면 형이 그네로 바이킹 태워주는데, 놀이터에도 못가고 집에만 있어요.” 집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지루함에 대해 이어 말하며 흙도 없는 회의실 바닥에 운동화 코로 그림 그리듯 비비적 거리던 아이의 아랫입술이 삐죽이 나옵니다. 서둘러 화제를 바꿀 겸 학교에 가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돈을 줍고 싶어요.”

학교에서 돈을 줍고 싶다니 잘못 들었나 싶어 재차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나 답은 똑같습니다. “학교는 돈을 줍는 곳이 아닌데?”라고 말한 뒤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잠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이어진 민규의 대답. “형이 놀이터에 앉아 있으면 모래 속에 가끔 백원짜리가 보인대요. 그리고 운동장, 어떤 나무에 구멍이 있는데 그 구멍에서 백원짜리 주운 적도 있대요.” 하늘같은 초등학교 3학년 형 민재의 일상 속 행운은 고스란히 민규의 꿈이 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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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학교에 가고 싶은 민규의 바람처럼 온 국민이 일상으로 되돌아가기를 소원하는 요즘입니다. 웃을 일 찾아보기 어려운 요즘, 지난 토요일 앞니가 빠졌다는 이 어린이의 미소를 함께 보고 싶었습니다. 그 미소에, 오늘 하루도 모두 안녕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함께 실어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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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아 기자 lee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