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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 항소 안한 ‘7개월 딸 방치 사망’ 부모, 2심서 결국 대폭 감형

등록 2020-03-26 15:18수정 2020-03-27 02:47

아내 1심 7~15년→2심 7년, 남편 20년→10년
1심 뒤 항소 안해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 적용
‘피고인만 항소 땐 원심보다 중한 형 선고 못해’
재판부 “검사 항소했어도 같은 판결 했을 것” 설명

7개월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하고 그 주검을 유기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부부가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을 받았다.

26일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구회근)는 살인,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남편 조아무개씨에게 징역 10년을, 아내 견아무개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남편은 1심보다 형량이 절반으로 줄었고, 아내는 애초 부여된 형량 범위 중 최단기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사건 경위, 피고인의 나이나 자라온 환경을 비춰보면 1심의 양형이 다소 과했다”며 “검찰이 항소했다고 해도 오늘 선고한 형과 동일한 형이 선고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5월26일부터 31일까지 태어난 지 7개월 된 딸을 인천 부평구 아파트에 방치해 숨지게 했다. 숨진 딸은 아파트 거실에 놓인 종이박스에 숨진 상태로 외할아버지에 의해 발견됐다. 이들은 딸을 방치한 채 친구와 게임을 하거나 새벽까지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검찰은 이들이 숨진 딸을 야산에 매장할 의도로 집에 방치하고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고 보고, 살인, 아동복지법 위반에 사체유기 혐의를 더해 이들을 구속기소했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부부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충분하다”며 남편 조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미성년자였던 아내 견씨에게는 소년법을 적용해 장기 15년에 단기 7년형의 부정기형(형기를 확정하지 않고 선고하는 형)을 선고했다. 소년범의 교화 가능성을 고려해 짧게는 7년, 길게는 15년형을 살게 하는 것이다.

부부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다. 이는 부부가 2심에서 감형받는 결과로 이어졌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은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을 적용해 원심판결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견씨는 해가 바뀌고 성인이 돼 정기형(형기를 확정해 선고하는 형)을 선고받게 됐는데,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이 적용돼 최단기형인 징역 7년을 선고받게 됐다. 공범인 남편도 아내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형량이 대폭 낮아졌다. 재판부는 앞선 공판에서 “검찰에서 항소해야 하는데 실수한 것 같다”고 이례적으로 검사를 질책했고, 항소하지 않은 검찰에 대한 비판 보도가 여러 건 나왔다.

재판부는 언론 보도를 의식한 듯 “기자분들이 (법정에) 많이 오신 것 같은데, 지난번 검찰의 실수라고 지적한 것은 동일한 형을 선고받고자 하는 경우, 피고인 견씨는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상 7년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며 “검찰이 항소해도 동일한 형이 선고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들 부부에 ‘확정적 고의’가 아닌 방치된 딸이 숨질 걸 알면서도 특별한 조처를 하지 않은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1심은 피고인들의 범행이 양형기준상 잔혹한 범행 수법에 해당한다고 봤는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잔혹한 범행 수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항소심 판결문을 검토해 상고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참고자료를 내 “소년인 여성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성년이 된 경우까지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을 일률적으로 적용해 1심의 단기형 이하만을 선고한 항소심 법원의 판단은 적정하지 않다”며 “남성 피고인 또한 1심에서 사정이 변경된 게 없는데 공범이 감형됐다는 이유로 감형을 받았다. 이는 공범 사이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적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은 것에 관해선 “피고인들에 대해 선고 가능한 최고형을 구형해 1심 법원도 검찰 구형과 동일한 형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항소를 포기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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