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동 ‘78㎝ 수납장’에 올려둔 보육교사… 대법원 “아동학대 맞다”

위험 행동에 ‘훈육하겠다’며
40분 동안 수납장 위에 올려
대법원, 70만원 벌금형 확정

대법원. <한겨레> 자료사진

4살 아동을 훈육하겠다며 78㎝ 높이의 수납장에 40분 동안 앉혀둔 보육교사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2일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성아무개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울산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일하던 성씨는 2015년 3월 어린이집에 다니던 4살 아동이 78㎝ 높이의 수납장에 올라가고 다른 아동들도 이를 따라하는 등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자 ‘훈육을 하겠다’며 피해 아동을 수납장 위에 40분 동안 앉혀뒀다. 이 사건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피해 아동은 일주일 넘게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못했다.

검찰은 성씨의 행동이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며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성씨를 기소했다. 성씨는 재판 과정에서 “아동이 위험한 행동을 해 이를 바로잡아주려 한 것일 뿐, 정서적 학대 행위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수납장에 아동을 올려놓는 행위가 아동 훈육에 적합한 수단이라 보기 어렵고, 아동이 문제 행동을 일으키자 일시적인 분노가 영향을 미친 점에 비춰 정서적 학대가 맞다”고 판단해 성씨에게 15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2심은 1심 판단을 수긍하면서도 피해 아동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한 점을 고려해 벌금을 70만원으로 깎아줬고, 대법원은 “아동학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며 성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고한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