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숭실대 기계공학부의 한 교수가 온라인 수업 과제를 공지하며 “과제만 얍삽하게 제출해서 넘어가려는 정신나간 X들이 있다”고 하는 등 학생들을 향해 막말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교수는 학생들에게 욕설을 하고 학교를 비하하는 댓글을 공개적으로 다는 한편, 총학생회를 비난하는 영상까지 만들어 학생들에게서 비난이 쏟아졌다.
5일 숭실대 총학생회와 각 단과대 학생회로 이뤄진 중앙운영위원회는 ‘학생과 학교의 뒤통수 치는 ㄱ교수를 강의실 문에서 걸러내는 장치’라는 이름의 성명을 내어 “숭실대학교 기계공학부 ㄱ교수는 공개적인 유튜브 콘텐츠 댓글을 통해 본교의 얼굴을 먹칠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특정 대학과 숭실대를 비교하는 한 유튜브 동영상에 단 댓글에서 “지나가던 숭실대 공대 교수입니다. 아무리 비교할 게 없다고 ○○대랑 숭실대랑 비교합니까. (숭실대가) 인서울이고 나발이고 기업에서 아예 안 뽑습니다”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ㄱ교수의 댓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또 운영위 설명을 보면, 지난달 30일 ㄱ교수는 개인 페이스북에 올린 ‘기계공학을 이용한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게시물에서 “학생들을 등쳐먹고 댕기는 학생회들이 있다. 작년 학생회가 주점을 열었는데 수익금은 자기들끼리 나눴다. 강의실 앞에 문이 있는데 비전 센서를 설치해 학생회 멤버라면 경고음 울릴 수 있게 경고해줘야할 거 아니냐”라고 적었다. 운영위는 성명문에서 “거짓을 마치 사실인 양 운운하며 학생들을 비난했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달 21일에는 숭실대 누리집에서 온라인 수업 과제를 공지하며 “온라인 수업을 듣지도 않고 과제만 얍삽하게 제출해서 넘어가려는 정신나간 X들이 꽤 있어서”라고 학생을 비난했다. ㄱ교수의 부적절한 행동이 학생사회에서 공론화되자, 최근 숭실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전부터 학생들 ‘쪼인트’를 깠다’, ‘학생 휴대전화를 집어던져 박살냈다’, ‘직접 맞은 애도 봤다’는 의혹이 여럿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숭실대 중앙운영위원회는 △ㄱ교수의 공개 사과 △학교본부의 교원징계위원회 회부와 결과 공개 △학교의 ㄱ교수 2차 가해 방지와 학생 보호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숭실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그밖에 교수의 보복이 두려워 말 못하고 있는 사안도 많다. 지금으로선 카톡방 욕설 사례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말했던 것밖에 풀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숭실대 관계자는 “학교 차원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상응하는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ㄱ교수는 <한겨레>에 해명문을 보내 “‘자신의 학교를 비하했다는 내용’은 일방적이고 왜곡된 주장이다. 본의와 다르게 오해를 일으켜 매우 깊이 송구하다”고 전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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